미, 광우병 검사 '40만마리→4만마리' 6년새 90% 줄었다

2012. 4.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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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소 검역체계 도마에

미 정부 "2005년 광우병 발생…비정상적으로 늘린것"

검사율 0.1% 수준…정부가 업체 전수조사 막기도

소비자단체 `부글'…일본, 국내 도축 고령소 모두 검사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 소가 발견되면서 미국의 검사체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은 연간 약 4만마리의 소에 대해 광우병 샘플 테스트(표본 검사)를 하고 있으나, 이는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의 0.1%가량이어서 소비자단체들은 샘플 테스트의 개체 수를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무부 등 관련 당국은 광우병 발생에도 불구하고 샘플 테스트 확대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1년에 4000만마리 안팎의 소를 도축하는데, 이 중 30개월 이상 등 나이가 많거나, 이유 없이 죽거나, 신경증상을 보이는 등 이상징후군 소 등 `고위험군 소'를 중심으로 무작위 표본검사를 실시한다. 식용으로 도축되는 소는 별도의 도축검사와 뇌·척수·머리뼈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뒤 유통시키고 있다. 미국 농가에서 소가 이유 없이 죽을 경우에도 당국에 신고해 현장조사를 거치도록 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암소는 한 가공공장에서 샘플 테스트를 통해 발병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 농무부는 이 소가 이상증세를 보여 광우병 검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무작위로 고른 소 중에 포함된 것인지에 대해 25일(현지시각)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번 광우병 발견에 대해 "우연이냐, 과학의 승리냐"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뉴욕의 비영리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연맹의 마이클 핸슨은 "무작위 샘플 조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현재 전체 도축 소의 0.1%가량인 샘플 테스트 수준을) 1%로 올리든지, 아니면 (30개월 이상 등) 특정 월령 이상의 소에 대한 전수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존 클리퍼드 농무부 수의학 담당관은 "미국은 국제기준의 10배 이상의 테스트 체계를 갖췄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가 샘플 테스트 확대에 난색을 표하는 건 예산 때문이다. 농무부의 소 관련 건강안전 프로그램 예산은 2011년(예산연도)의 1억1200만달러에서 올해 9900만달러, 내년 9000만달러로 계속 줄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의 광우병 표본검사 수도 2월 5417마리, 3월 4855마리, 4월에는 현재까지 2434마리 등으로 계속 줄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광우병 검사를 받은 소의 마릿수가 2005년 이래 90%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2005년 광우병 검사를 받은 소는 39만9575마리였는데,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는 4만마리에 그쳤다. 이에 대해 농무부는 200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광우병 사례가 발견된 직후여서 조사를 위해 집중적으로 광우병 테스트를 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검사 건수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본의 광우병 감시 시스템은 미국에 견줘 매우 깐깐하다. 2001년 9월 일본 지바현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직후 일본 정부는 국내에서 도축되는 20개월 이상 모든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인된 일본 국내 감염 건수는 21건(농장에서 죽은 소 포함 36건)이다. 이런 시스템 덕분인지 일본은 2009년 이후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캔자스주의 쇠고기 생산업체인 `크릭스톤 팜스'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2004년 자체적 광우병 검사 시설을 설치해 자사가 생산한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농무부는 "광우병은 나이 든 소들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조사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 법정투쟁까지 벌여 민간의 전수조사까지 막았다. 이는 카길 등 대형 육류업체들의 로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길윤형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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