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전 부통령 , 러시아와 한 판 붙으려고 했다

최철호 입력 2010. 2. 20. 09:31 수정 2010. 2. 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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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최철호 특파원 = 딕 체니 전 부통령이 재임기간 중 러시아와 군사적인 충돌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가 자칫 커다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뻔 했다.

퇴임 후에도 자신이 벌인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애써 합리화하는 자세를 보이는 체니 전 부통령은 재임 중이던 지난 2008년 8월 그루지아 사태 때 현지에 러시아가 침공했을 당시에도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담판을 질 작정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말 출판된 로널드 아스머스가 쓴 '세상을 놀라게 한 작은 전쟁'이라는 저서에서 지적됐다.

아스머스는 이 저서에서 남 오세티아 전쟁 당시 러시아가 그루지아에 군대를 투입해 패전의 조짐이 역력할 당시 체니는 그루지아의 편을 들어 러시아군과 맞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고려했던 것으로 기술했다.

그는 "러시아의 공격은 당시 백악관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와 적어도 일정 한계내에서나마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대안과 관련해 논의된 메모에는 융단폭격을 통한 로키 터널의 봉쇄와 그루지아 정부를 압박하는 러시아 군대에 대한 외과수술처럼 정교한 폭격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논의의 중심에는 바로 체니가 가장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반면에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히려 이를 말리는 측이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당시 해들리는 만일 군사적으로 미국이 러시아와 제한된 전쟁이라도 해서 충돌했을 경우에는 분명히 미러 간 대대적인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체니의 군사작전을 강력히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머스는 "러시아는 오직 그루지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반면 체니는 모스크바가 노린 목적에 강경자세를 가졌다"며 "그러나 해들리와 체니의 보좌관들은 모두 제한적이나마 군사적인 대안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혀 체니의 강경 입장은 보좌관들에 의해 제지된 것으로 시사했다.

결국 체니는 당시 대통령인 조지 W.부시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제안했으나 부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저서에서 묘사됐다.

이와 관련 저서는 "지난 2008년 8월 11일, 해드리는 체니가 적극 주장한 러시아와의 그루지아 사태 대응과 관련한 군사적인 충돌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이에 대해 누가 찬성을 하는가라고 물었으나 그 자리에서 아무도 찬성하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지난 2008년 8월 7일 그루지아는 옛 영토를 회복한다며 군사작전을 감행했다가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세에 밀려 퇴각한 뒤 12일에 압하지아에 군대를 주둔시킨 채 휴전을 했다.

친서방 정책을 구사하던 그루지아의 미하일 사카슈벨리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에두아르드 세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사임한 뒤 이른바 '장미혁명'으로 집권한 뒤 서방의 친분을 과신해 영토회복을 명분으로 전쟁을 벌였다.로랜드 아스머스는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를 역임했으며, 외교관계 위원회와 랜드연구소 등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한 유럽통 정치학자이다.

ha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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