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살인혐의 재소자의 일란성 쌍둥이 "내가 진범"..사법당국 당혹

2016. 9. 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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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진범 공방을 벌이고 있는 쌍둥이 형제 케븐 듀거(왼쪽)와 칼 스미스 [일리노이 교정국]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살인 혐의로 징역 54년형을 선고받고 10여 년째 복역 중인 미국 30대 남성 재소자 옆에 진범을 자처하는 일란성 쌍둥이가 나타나 사법당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2003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된 케븐 듀거(38)의 쌍둥이 형제 칼 스미스가 전날 법정에 출두해 자신이 진범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스미스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무고한 듀거가 잘못된 처벌을 받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생김새가 똑같은 쌍둥이 형제가 어려서부터 상대방 행세를 하곤 했다며 "2003년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체포됐으나 듀거의 알리바이를 대고 풀려났다"고 말했다. 당시 폭력조직간 분쟁으로 3명이 총에 맞아 1명이 숨졌다.

스미스는 "듀거가 기소된 후 내게 '총을 쐈나'라고 물었지만, 부인했었다. 용기가 없었다"며 "3년 전 비로소 옥중 편지를 통해 듀거에게 처음으로 잘못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편지에 묵묵부답이던 듀거가 두 번째 편지에 '변호인과 접촉해달라'는 답을 하면서 법적 절차가 진행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스미스의 자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캐롤 로갤라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검사는 스미스가 2008년 발생한 별도의 무장 강도사건에 연루돼 징역 99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이라며 "항소를 통해 유죄판결을 뒤집으려다 거절당한 후 듀거의 죗값까지 치르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실상 종신형을 받은 스미스가 듀거의 죗값을 짊어진다 해도 더이상 잃을 것은 없다며 스미스의 자백이 목격자 증언과 일치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듀거의 변론을 맡은 노스웨스턴대학 법대 '부당한 판결 문제를 위한 센터'(CWC) 총책 캐런 대니얼 교수는 "듀거에 대한 기소가 자백이나 물리적 증거 없이 2명의 목격자 증언만으로 이뤄졌으며 그나마 목격자 1명은 법정 증언마저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대니얼 교수는 목격자가 쌍둥이 형제의 얼굴을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쌍둥이 형제와 변호인단은 듀거에 대한 재판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형사법원 빈센트 고건 판사는 재심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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