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시행 앞둔 EU '모바일 통합안' 진통·혼선 가중
'로밍비용 90일 면제안'에 비판 쇄도…융커 재검토 지시에 통신사 반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하나의 유럽을 지향하는 유럽연합(EU)의 '모바일 통합' 계획이 내년 6월 시행을 앞두고 혼선과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모바일 통합'이란 EU 회원국 국민이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휴대전화를 통화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을 때 부과되는 로밍 비용을 철폐해 하나의 통화권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경제·화폐 통합에 이어 회원국 국민에게 '하나된 유럽'을 실감케 할 수 있는 '사회적 통합'의 대표적 케이스로 인식돼왔다.
EU 집행위는 지난 5일 회원국의 국민에게 '로밍 비용'을 연간 90일간 면제하는 '모바일 통합안'을 발표했으나 모바일 사용자들로부터 곧바로 "통신회사에 혜택을 주는 방안"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로밍 비용의 완전 철폐를 기대했으나 EU 집행위가 통신회사의 로비공세에 밀려 90일간만 로밍비용을 제한적으로 면제해주는 '반쪽짜리 통합안'을 내놓았다고 것이 공격의 포인트다.
집행위의 모바일 통합안이 반대에 부딪히자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나흘만인 지난 9일 모바일을 사용하는 일반 유권자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라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90일 면제안'을 사실상 철회토록 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지기까지 집행위는 EU 회원국 국민의 연간 평균 외국 체류일이 12일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방안이 사실상 로밍 비용을 완전철폐하는 의미라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융커 위원장의 한 마디로 인해 머쓱한 상황이 됐다.
융커 위원장의 이 같은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는 지난 6월 영국 국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가결로 EU에 대한 일반 회원국 국민의 반감을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모바일 통합안' 재검토는 EU 회원국내 일반 국민의 반대 목소리를 확인한 만큼 국민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EU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또 융커 위원장이 오는 14일 유럽의회에서 시정연설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통신회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통신회사들은 모바일 사용자들이 자국보다 가입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비용도 적은 타국에서 모바일에 가입한 뒤 자국에서 이를 사용할 경우 통신회사들이 엄청난 비용을 떠안게 된다며 로밍 비용 완전 철폐에 난색을 표명해왔다.
또 '90일 면제안'도 통신회사들로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이용자들과 통신회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내년 6월 '모바일 통합'이 늦어지거나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연말까지 세부 시행방안이 확정돼야 내년 6월부터 '모바일 통합'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의 알렉산더 윈터스타인 대변인은 회견에서 "단언컨대, 로밍 비용은 내년 6월까지는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내년 6월 시행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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