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단체 추정 일행 터키동부 길거리 활동 중 봉변
터키 유력 매체 동영상 보도…지난달 주민 집단항의 사건도
교민·현지 교계 "민감한 시기에 큰일 날까 걱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동부에서 한국 선교단체 일행이 길거리 포교활동을 하다 성난 주민들로부터 쫓겨나는 듯한 영상이 터키 유력 매체 웹사이트에 올라왔다.
터키 유력 일간지 줌휴리예트는 19일 웹사이트에 '가지안테프 찾은 관광객에게 "꺼져라 이교도야" 고성'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과 기사를 실었다.
유튜브에도 올라 있는 이 영상에는 길거리에서 터키인 무리가 화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동양인 5∼6명으로 구성된 일행을 쫓아내는 장면이 담겼다.
동양인 일행이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리고 장소를 떠나는데도 터키인들은 계속해서 쫓아가며 몸에 손을 대거나 빗자루로 위협하기도 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터키인이 "윤리가 없는 인간들…. 무슬림을 기독교도로 만들려고 하다니. 믿음이 없는 것들 같으니라고"라고 외친 것으로 볼 때 아시아인 일행은 선교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에 나오는 동양인 일행은 흐릿하게 보이기는 해도 외모와 차림새 등이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이들은 한국 개신교계에서 유명한 한 선교단체 소속으로 알려졌다.
터키에서 활동하는 한 기독교계 인사는 "터키가 지금 민감한 시기여서 눈에 띄지 않게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공공연하게 활동하는 일부 단체를 보면 심각한 사건이 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줌휴리예트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한 듯 동영상 속 한국인들을 '극동의 관광객'이라고 표현하고, 얼굴도 흐리게 처리했다.
가지안테프는 터키 동부의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터키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해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다.
특히 쿠데타 진압 이후 애국주의와 종교적 보수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공공장소에서 선교활동에 나선 이들이 주민의 반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샨르우르파 지역 언론은 한국 선교단체 활동에 반발한 주민이 집단 항의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터키 주재 공관의 한 관계자는 "쿠데타 진압 후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공공장소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신변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사한 일이 반복되면 한국인이 목표물이 될 가능성이 있고, 교민사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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