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파운드화 31년來 최저.."갈 길 멀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골드만·씨티·도이체방크 등 약세 가속 전망…연말까지 7-11% 추가 하락]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쇼크로 파운드화 값이 이미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달러/파운드 환율이 연말까지 7-11% 더 떨어져 1.20달러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7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독일의 도이체방크 등이 파운드화 약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유독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영국이 지난달 23일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하자 영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로 파운드화 값이 급락했다. 주요 통화 대비 파운드화 값을 반영한 블룸버그 파운드지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13% 추락,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값도 13% 넘게 떨어졌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지난달 23일 1.4877달러에서 전날에는 1.2798달러까지 밀렸다.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와 씨티, 도이체방크는 달러/파운드 환율이 연내에 7-11%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아래 달러/파운드 환율이 연내에 1.20달러까지 내려 갈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더 비관적이어서 달러/파운드 환율이 연말에 1.15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처드 코치노스 씨티그룹 런던 주재 G10(주요 10개국) 통화전략 부문 책임자는 달러/파운드 환율이 얼마나 빨리 이 수준에 도달하느냐가 문제라며 파운드화의 약세 행진이 멈추려면 훨씬 많은 투자금이 유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 브룩스 골드만삭스 수석 외환투자전략가는 BOE의 통화완화 대응이 파운드화 약세를 주도할 것이라며 달러/파운드 환율이 향후 3개월 뒤 1.20달러에 도달하고 6개월, 12개월 뒤에야 1.21달러, 1.25달러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 새라벨로스 도이체방크 런던 주재 글로벌 외환리서치 부문 공동 책임자는 "파운드화가 갈 길이 멀다"며 "우리의 공격적인 전망이 아직 파운드화의 약세 수준을 과소 평가한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도이체방크의 파운드화 환율 전망이 가장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62명의 애널리스트 설문조사에서 이들처럼 연말까지 달러/파운드 환율이 1.2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본 이는 11명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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