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에 하토야마 영입..중국, 금융영토 확장 노린다

김민상 2016. 6. 2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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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위기 맞은 일본 참여 유도미국 주도 IMF에 대항할 사전포석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일본 전 총리가 중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자문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브렉시트(Brexit)로 유럽연합(EU)이 약해지는 틈을 타 중국이 일본을 AIIB에 끌어들여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7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 있는 AIIB가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 10명 규모로 예상되는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을 제안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도 언론에 “공식 요청이 오면 위원직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문위원회 첫 회의는 올해 하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2009~2010년 민주당 집권 당시 총리였던 하토야마는 재임 시절 아시아 중심 외교를 강조했고 AIIB 발족 당시부터 일본도 참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장 일본 내 정치권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카모토 미쓰나리 중의원 의원은 “일본의 국익을 해치는 제멋대로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위주로 외교 정책을 펴는 현 집권 여당에 반발한 일본 재계가 하토야마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경제연구위원은 “잠재 성장률이 높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그동안 소홀했다는 일본 기업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일본에서 집권당이 바뀌면 하토야마 주장에 다시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브렉시트로 균열이 생기는 틈을 타 중국이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하토야마 전 총리를 영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항할 새로운 금융질서를 만들려고 한다”며 “브렉시트 때문에 돈을 풀어야 할 일본도 AIIB의 제안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아시아를 포용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일본을 AIIB 내로 끌어들이는 데 하토야마 영입은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하토야마 영입에 큰 의미를 두기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문위원이 중요 자리가 아닌 데다 하토야마는 일본 내 지지 기반이 약해 AIIB 가입이나 자금 투입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5일 열린 첫 AIIB 연차총회에서 결정된 4건의 사업 중 1건이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연계된 만큼 앞으로도 일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2억7300만 달러가 투입되는 파키스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기존 ADB 사업에 AIIB가 협조해 들어가는 형식이다.

한편 내년도 AIIB 두 번째 연차 총회 장소가 제주도로 결정된 것은 중국 정부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IIB 내 한국 지분율은 3.81%로 이보다 높은 국가는 인도·러시아·독일뿐이다. 러시아와 독일은 지리상 아시아와 거리가 있고 인도에서 개최될 경우 강대국이 두 번 연속 맡게 돼 중국 정부로선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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