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그리스 레스보스섬 방문..난민 12명과 바티칸으로(종합3보)

2016. 4. 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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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숫자 아닌 사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메시지 난민해법 촉구 위해 방문..트위터로 "난민 인격적 대우" 강조
교황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온 시리아 난민들을 로마 공항에서 맞이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그리스 레스보스 섬 난민들과 만나는 교황 [AFP=연합뉴스]
교황이 레스보스 섬 난민 어린이로부터 선물 받은 그림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레스보스섬 난민캠프 방문 [AP=연합뉴스]

"난민은 숫자 아닌 사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메시지

난민해법 촉구 위해 방문…트위터로 "난민 인격적 대우" 강조

(제네바·서울=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권수현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현지시간)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난민 캠프를 찾아 깊은 연민과 연대감을 표했다.

교황은 또 세계 지도자들이 난민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하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시리아 난민 12명을 전용기에 태워 함께 바티칸으로 돌아왔다고 이탈리아 언론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과 함께 바티칸으로 온 난민들은 세 가족으로 모두 시리아 출신에 이슬람교도(무슬림)다.

두 가족은 다마스쿠스, 다른 한 가족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데이르에즈조르 출신이며 시리아 내전 때문에 살던 집이 폭격을 당한 이들이다.

바티칸은 성명을 통해 "교황이 난민들에게 환영의 뜻을 보이고자 했다"면서 교황청과 그리스·이탈리아 당국이 난민 가족의 바티칸행을 위해 사전에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들 난민 가족은 유럽연합(EU)과 터키가 난민송환에 대한 협약을 맺기 이전부터 그리스에 와 있던 사람들로, 앞으로 로마에 머물면서 가톨릭 자선단체 산테지디오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고 바티칸은 덧붙였다.

최근 EU와 터키 간의 난민 송환 합의에 따라 지난달 20일부터 터키를 통해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은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시 터키로 돌려보내진다.

앞서 이날 교황이 방문한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는 시리아 등 중동 출신을 중심으로 3천명의 난민이 수용돼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EU-터키 합의 때문에 조만간 터키나 본국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처지다.

교황은 앞서 이날 바르톨로뮤 1세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 이에로니모스 2세 그리스 정교회 아테네 대주교 등과 함께 모리아 난민 캠프를 방문해 이런 절박한 상황에 놓인 난민들을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 다섯 시간 동안 이어진 캠프 방문에서 그를 보려고 몰려든 난민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으며 공감을 표했다.

그는 캠프에서 한 연설에서 "세계가 이런 인도주의적 위기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을 위해 목소리를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며 격려하면서 "희망을 잃지 말아달라.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난민들은 '이동할 자유를' '교황님을 환영합니다' '도와주세요'와 같은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들고 교황을 맞이했다.

난민들과 만나기 위해 마련된 대형 천막에 교황이 들어서자 이슬람교 식으로 머리를 수건으로 가린 여성이 아이를 안은 채 인사를 건넸고, 한 어린이는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을 선물했다. 한 남성은 교황이 머리에 손을 얹자 북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흐느끼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들과 점심을 함께한 뒤 레스보스 섬 항구로 이동, 그동안 난민들을 환대한 섬 주민들을 격려했으며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은 난민을 위해 바다에 화환을 던지고 기도를 했다.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난민 어린이들로부터 선물 받은 그림 두 장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 장은 아이가 바다에 빠져 죽는 모습을 그렸고 다른 한 장은 바다에 빠진 난민을 보며 태양이 울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어린이들 마음속에 이런 장면이 있다. 이런 기억이 사라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태양이 울 수 있다면 우리도 (난민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로마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난민들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각자 얼굴과 이름, 삶의 이야기도 있는 난민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013년에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섬을 방문해 리비아에서 건너온 난민들을 만난 바 있다.

rhew@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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