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테레사 수녀 두 번째 기적 인정..내년에 성인 추대될 듯
이탈리아 가톨릭신문 보도, 2003년 시복식엔 신도 30만명 운집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교황청이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1910∼1997)의 두 번째 기적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테레사 수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희년(禧年.2015년 12월 8일∼2016년 11월 20일)에 성인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톨릭 신문인 아베니레는 교황청 시성성(시성을 담당하는 기구)이 다발성 뇌종양을 앓던 브라질 남성이 치유된 것을 테레사 수녀의 기적으로 인정했다며 테레사 수녀가 내년 9월 4일 시성(諡聖)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톨릭에서는 두 개 이상의 기적을 시성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앞서 교황청은 2002년 테레사 수녀 타계 1주년 특별 기도회에 참석했던 30대 인도 여성 암환자의 종양이 모두 사라진 것을 테레사 수녀의 기적으로 정식 인정했고, 이듬해 테레사 수녀를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의 반열에 올렸다.
당시 시복식에는 30만 명의 신자들이 몰렸으며, 내년 시성식도 특별 희년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테레사 수녀는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의 알바니아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인도로 귀화한 이후 콜카타에서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하고 빈민과 병자, 고아들을 위해 봉사하다 1997년 8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같은 공로로 생전인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테레사 수녀는 '콜카타 성녀'로 불리며 추앙받았지만 영국 언론인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테레사 수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교황청에서 시성에 대한 반대 주장을 펼쳤고, 이후 저서 '자비를 팔다'를 통해 사랑의 선교회가 조직의 재정적 목적을 위해 그들이 돌봐야 할 빈자와 병자들의 고통을 방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테레사 수녀가 정신적 동지인 신부에게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고 입을 움직여도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신의 부재'로 고통받았음을 고백한 서한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79번째 생일을 맞았다.
교황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수요일 일반 알현에서는 신자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내년 2월 교황이 방문하는 멕시코 출신의 기자가 멕시코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 모양의 케이크를 선물했으며, 교황에게 바치는 작은 콘서트도 열렸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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