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상자 연 미국..각국 '금리전쟁' 소용돌이 속으로
◆ 美 금리인상 / 불붙은 글로벌 생존게임 ◆
반면 유럽·일본은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는 등 통화 팽창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경우 통화 완화 기조를 지속하면서 달러페그제까지 포기하며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경쟁력 제고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공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세계 각국 통화 정책이 럭비공 튀듯 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 키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원유 가격 급락으로 재정적자 급증 비상이 걸린 중동 산유국들은 뭉칫돈 이탈을 막기 위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자마자 따라서 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은 미국 금리 인상 발표가 나온 직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회의 나머지 회원국들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막대한 홍콩도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지난달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페소화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멕시코는 물가상승률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여지가 충분하지만 외자 유출 우려로 곧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1월 BOJ가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예금 금리를 낮추고 양적 완화 기간을 6개월 연장한 ECB는 추가 양적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ECB와 BOJ는 최소 2017년 상반기까지 양적 완화를 지속할 전망이다. 주요국 통화 정책이 충돌하는 그레이트 다이버전스가 2017년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중앙은행 정책이 분열되는 것은 여러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통화당국은 정책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생산자물가가 -6%에 달할 정도로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어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태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금리를 섣불리 인하하면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에서 유출된 외자는 872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결국 중국 인민은행은 당분간 금리 대신 지급준비율을 내려 시중 유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위안화 달러페그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도 미국 금리 인상 충격을 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리 인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달러와의 페그제를 포기하고 13개 주요 교역국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연동시키면 달러 대비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직후인 17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475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일보다 위안화 가치를 0.20% 떨어뜨린 것으로 2011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아프리카 국가 중 3위 산유국인 남수단은 강달러와 유가 폭락에 이날 달러페그제를 포기했다. 그 여파로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 가치가 하룻밤 새 86%나 폭락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일자리 5만4천개' 한·중FTA 이끈 산업부 경세賞 영예
- 국내 벤처기업, 외국계IB 수익원 부상..직접 투자하기도
- '차이나머니 쓰나미' 반갑지만은 않네..기술 유출 우려
- 7년만에 제로금리 끝낸 美, 내년 1%P 더 올린다
- "다음 인상 내년 3월 유력".."물가 모니터링 강화할 것"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제2회 대한민국 NFT디지털아트대전 결과 발표 [ISSUE]
- “‘음악’으로 맺어진 ♥”…윤보미·라도, 8년째 열애 ‘인정’(종합)[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