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모트도 트럼프만큼 나쁘지 않다"..국제사회, 트럼프 성토

2015. 12. 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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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런던 경찰까지 비하..프랑스·영국 '발끈'

파리·런던 경찰까지 비하…프랑스·영국 '발끈'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으로 미국을 넘어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최근 테러가 발생한 프랑스와 영국의 경찰을 비하하는 발언에 양국의 정치인들이 외교적 관례를 깨고 이례적인 비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을 초래하고 쓸모없으며 완전히 틀렸다"며 "그의 발언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영국 총리가 미국 대선 주자들에 대한 논평을 피해 온 관례를 깨는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트럼프는 미국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테러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무슬림 부부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는 "파리와 런던의 일부 지역은 (무슬림 때문에) 너무 과격화돼 경찰이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서 그곳에 가길 거부하고 있다"며 영국과 프랑스에도 화살을 날렸다.

이에 보수당 소속 새라 울러스턴 의원은 트럼프의 영국 입국 금지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노동당 소속의 잭 드로미 의원도 트럼프는 '위험한 바보'라며 영국 해안에서 1천600㎞ 이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당 소속인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허튼소리"라고 비난하면서 "런던과 뉴욕의 범죄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내가 뉴욕에 가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트럼프와 대면하는 진짜 위험 때문"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도 "인류에 대한 모욕"이라며 인종주의에 반대해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경찰청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반박했고, 양당의 런던 시장 후보들도 트럼프의 발언이 "혐오스럽고 끔찍하다", "그가 선거에서 완전히 실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마저 "극단적으로 나간 정치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은 트위터에 트럼프를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악의 화신 볼드모트에 비유한 BBC의 트윗 링크와 함께 "끔찍하다. 볼드모트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적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의 교통, 치안 담당자들도 일제히 트럼프의 발언이 "완전히 틀렸다"며 반박했고, 파리 대변인도 "파리에 대한 무지를 명백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선거에 대한 언급을 삼가온 캐나다 정부 역시 이례적인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캐나다 외무장관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캐나다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과 이처럼 동떨어진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세계 이슬람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져 트럼프를 지지했던 두바이의 사업가 칼라프 알합투르는 "여태까지 당신을 지지해 온 것이 유감"이라며 "트럼프를 지지한 것은 실수 임을 인정한다"고 NBC에 말했다.

샌버너디노 총기 사건의 용의자 타시핀 말리크의 모국인 파키스탄의 유명 인권 변호사 아스마 자한기르는 "우리가 미국처럼 발전한 나라는 아니지만, 그런 사람을 절대 선거로 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파키스탄의 이슬람 지도자인 타히르 아쉬라피는 '폭력을 유발하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종교부도 성명을 통해 '800만 무슬림이 사는 미국 사회에 긴장과 적대를 만드는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이스라엘의 한 좌파 칼럼니스트는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트럼프의 발언에) 아주 기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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