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방부 브리핑서 "IS 생산 석유 최대 소비자는 터키" 주장

(모스크바·카이로=연합뉴스) 유철종 한상용 특파원 = 러시아 국방부가 2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원유 밀거래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그 가족이 IS와의 원유 거래로 이득을 보고 있으며 IS가 생산한 원유의 주요 소비자가 터키라고 주장하면서 위성사진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사진들에는 IS가 유조차를 몰고 시리아와 이라크의 점령지에서 터키로 원유를 수송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국방차관은 브리핑에서 "합법적 주인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도난당한 원유의 주요 소비자가 터키"라면서 "이 불법 거래에 터키의 고위 정치 지도자들, 에르도안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웃 국가들에서 석유를 훔치는 깡패들과 터키 엘리트들의 담합 조직이 존재하며 도난당한 석유들이 대규모로 터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면서 터키 지도부와 IS 간 밀거래를 지적했다.

러시아군 총참모부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작전총국장은 브리핑에서 IS가 통제하는 시리아 및 이라크 지역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3개의 주요 원유 수송로를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부 노선은 이스켄데룬 등 지중해 연안 터키 항구들로, 북부 노선은 터키의 바트만 석유가공공장으로 이어지며, 동부 노선은 터키 동남부 쉬르낙주(州)의 지즈레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거로 시리아와 터키 등에서 적하와 하역을 기다리는 원유 수송 차량들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루드스코이는 석유 밀거래로 IS가 벌어들인 돈이 매일 300만 달러(약 35억원)였지만 러시아 공군의 지난 2개월 간에 걸친 공습작전으로 15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개월 동안 러시아 공군의 공습으로 32개 석유가공콤플렉스와 11개 석유가공공장, 23개 석유 수송 시설, 1천80개 석유수송 탱크차량 등이 파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국방통제센터 소장 미하일 미진체프는 "석유제품 거래 대금이 터키 정치·군사 고위 지도부의 주머니를 채울 뿐 아니라 무기, 탄약, 반군 등의 형태로 터키에서 시리아로 되돌아가고 있다"면서 "최근 1주일 동안 2천명 이상의 반군과 120t 이상의 탄약, 250여 대의 차량이 터키 영토에서 시리아로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터키가 IS로부터의 석유 공급선을 보호하려고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했다고 비난하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나오면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겠다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안토노프 차관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퇴가 우리의 목적이 아니며 이는 터키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우리의 목적은 공동의 노력으로 테러리즘에 대한 자금공급원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터키가 이웃국가들로부터 석유를 훔치는 사실을 계속 폭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you@yna.co.kr,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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