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도 '악의 축' 발언 비판.."아무런 도움안돼"(종합)
자서전서 "체니·럼즈펠드가 대통령 아들 형편없이 보좌"
"체니, 자신만의 왕국 건설…럼즈펠드, 거만한 사람" 혹평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국기헌 기자 =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악의 축'은 아들 부시가 2002년 1월29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이란·이라크를 지칭한 용어로, 북·미 관계와 북핵 협상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버지 부시는 다음 주 출간되는 자서전 '운명과 권력'에서 "자극적인 수사(修辭)로는 신문의 제목을 장식하기 쉽지만, 외교적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면서 이 발언을 거론했다.
그는 "악의 축 발언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평가는 `악의 축' 발언이 당시에는 호평을 얻었으나, 결과적으로 미국 외교에 커다란 실패를 안겨줬다는 워싱턴 내부의 대체적 컨센서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온라인 미디어인 '복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전했다.
아버지 부시는 이 자서전에서 딕 체니 전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9·11 테러에 대응하면서 아들 부시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체니 전 부통령과 럼즈펠드 전 장관은 아들 부시의 핵심 참모였다.
아버지 부시는 "9·11 테러 이후 체니 전 부통령과 럼즈펠드 전 장관의 매파적이며 강경한 노선이 미국의 명성에 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체니 전 부통령을 겨냥해 "'그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백악관의 강경노선에 너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니 전 부통령에 대해 "내가 함께 일하면서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강경론자로 변해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9·11 테러 이후 중동에 대한 대응은 강경일변도 정책뿐이었다"며 "아들이 중동에서 제멋대로 하려고 무력을 쓰거나 사사건건 싸우기를 원하는 강경론자들에게 굴복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체니 전 부통령은 자신의 사무실에 안보팀을 구성하는 등 지나치게 독자적으로 행동했으며 부인과 딸로부터 영향을 받아 더욱 보수적으로 변했을 수 있다고 아버지 부시는 꼬집었다.
아버지 부시는 1989년 1월부터 1993년 1월까지 제41대 대통령을, 아들 부시는 2001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제43대 대통령을 각각 역임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아버지 부시의 재임기간 국방장관을 지내고 아들 부시의 재임기간에는 부통령을 역임했다.
아버지 부시는 럼즈펠드 전 장관에 대해 '거만한 친구'라고 평가하고 대통령을 "형편없이 보좌했다"고 혹평했다. 럼즈펠드는 아들 부시가 재임하던 2001년 1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제21대 미국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아버지 부시는 "(럼즈펠드를) 가까이서 접해본 적이 없지만, 인간적인 면모나 다른 사람의 생각이 뭔지 헤아리는 능력이 없는 형편없는 사람이라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서전은 역사가인 존 미첨이 대필했으며 오는 10일 출간된다.
아버지 부시는 1989년 1월부터 1993년 1월까지 제41대 대통령을, 아들 부시는 2001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제43대 대통령을 각각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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