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성에 50만유로 필요"..이탈리아 책에 폭로된 바티칸 비리

2015. 11. 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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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교황청 기밀 유출을 둘러싼 추문이 확산한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4일(현지시간) 탐욕과 부패로 물든 바티칸과 고위 성직자들의 모습을 폭로하는 책 2종이 출간된다.

출간을 앞두고 AP, AFP 등 외신이 입수한 책 '성전의 상인'과 '탐욕: 프란치스코 가톨릭 교회의 부·스캔들·비밀 폭로문서'에는 성자·복자를 추대하는 시성·시복 절차에 돈이 개입된다거나 고위 성직자가 이웃의 거주지를 빼앗았다는 등 각종 탐욕과 비리가 담겨 있다.

이탈리아 기자 잔루이지 누치는 '성전의 상인'에서 시성·시복 건을 상정하는 관료들이 청원에 앞서 시성·시복을 요청하는 신자 등으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오지만,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감독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책에 따르면 시복 한 건당 붙는 가격은 평균 50만 유로(약 6억2천만원)로, 75만 유로까지 치솟기도 한다. 부유한 기부자들을 움직이지 못하는 성자 후보들의 상정 과정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이 책은 고위 성직자들의 추태도 폭로했다.

바티칸 최고위 관직에 있던 몬시뇰 주세페 시아카는 2012년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옆집에 살던 신부가 장기간 입원한 틈을 타 두 집 벽을 허물어 옆집 공간을 자신의 아파트에 편입시켰다.

퇴원했다가 자신의 물건들이 상자에 담긴 것을 발견한 연로한 옆집 신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각 시아카를 좌천시켰다고 저자는 전했다.

책에는 바티칸 임대사업과 관련한 의혹도 포함됐다.

저자는 교황청 재정개혁위원회 문건을 바탕으로 바티칸 소유 부동산 가치가 27억 유로(약 3조3천억원) 정도로, 재무재표에 기입된 수치보다 7배는 높다고 썼다.

바티칸 관료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아파트는 물론이고 임대 물건의 30∼100%가 시장가격 이하다.

시가를 적용하면 직원 거주지 임대 수입료는 620만 유로에서 1천940만 유로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임대 수입이 없는 다른 기관용 건물도 3천40만 유로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교황청을 공격하는 기사를 많이 써온 주간지 레스프레소의 에밀리아노 피티팔디 기자도 '탐욕'에서 고위 성직자들의 비리를 주장했다.

책에는 아동병원 후원을 위해 설립된 재단이 당시 교황청 2인자(국무장관)이었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의 아파트 새 단장에 20만 유로를 지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저자가 '메가급 펜트하우스'라고 칭한 이 아파트 리노베이션이 지난해 문제가 됐을 때 베르토네는 비용을 스스로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베르토네는 헬기 탑승 비용 2만3천800유로를 포함해 '기이한' 경비를 많이 썼다고도 책에 쓰였다.

피티팔디는 또한 2013년 전 세계의 교회에서 빈자 구제를 위해 모인 기부금 40만 유로가 바티칸 장부에 없는 계좌로 향했다고도 책에 적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7월 회의에서 한 발언이 비밀리에 녹음되기도 했다.

누치의 책에 실린 녹음 파일 속기록에 따르면 교황은 "바티칸 재정을 명확히 하고 더 투명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우리의 경비 대부분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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