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쿠바 혁명광장서 미사.."봉사는 이념이 아니다"

2015. 9. 21. 01: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들어서면서 쿠바인들 수 만명의 환대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쿠바 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의 조형물이 있는 아바나의 혁명 광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게바라는 모두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2015.9.21 (AP=연합뉴스)
수 만명의 쿠바인들이 20일(현지시간) 아바나의 혁명 광장에서 미사 집전을 위해 입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둘러싸고 환호하고 있다. 2015.9.21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 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그의 집에서 회동했다. 2015.9.21 (AP=연합뉴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 오전(현지시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봉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설파했다.

열흘간의 역사적인 쿠바·미국 방문을 위해 전날 아바나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봉사는 절대 이념적이지 않다"면서 타인을 돕는 삶에 대해 역설했다.

미사에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포함한 수 만명이 참석해 교황의 말을 경청했다.

쿠바의 심장인 혁명광장에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도와 쿠바 혁명을 이끈 아르헨티나 출신 에르네스토 체 게베라의 얼굴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있다.

역대 교황으로는 세 번째로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조형물 아래에서 라틴 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답게 스페인 어로 미사를 집전해 쿠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A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의 정치·사회적인 상황에 대한 직접 언급은 삼갔으나, 이념과 혼자만 잘살려는 이기주의적인 행태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인들은 신의 뜻에 따라 항상 개인의 바람과 욕망, 권력 추구 의지 등을 한쪽으로 치워두는 대신 가장 취약한 이웃을 돌봐야 한다"면서 "이기주의와 같은 것에 유혹을 당하지 않도록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념이 아닌 사람을 돕는 것이므로 봉사와 헌신은 절대 이념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쿠바인들을 향해 "파티와 우정,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경의를 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인들 역시 다른 민족·국가 사람들처럼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양팔을 벌려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아울러 쿠바인들에게 "특정한 한 부문만을 보고, 또는 이웃이 무엇을 하는지만을 보고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삼가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급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나, 사회주의 정부의 극심한 통제 하에 쿠바 국민의 불만이 팽배한 현 상황을 에둘러 표현하고 나서 이를 이웃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외교 관계 정상화 과정 막후에서 적지 않은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에 이어 미국을 방문하면 미국의 쿠바 경제 봉쇄 해제 해결사로도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덕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50년째 이어온 내전을 종식하고자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이 벌이는 평화 협상이 실패로 귀결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사에 직접 참가하려고 밤을 새운 이들이 많았다고 외신은 소개했다.

AP 통신은 1998년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찾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집전 미사 때보다 이날 참석 인원은 적었지만, 대다수가 진정으로 미사 참석을 바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쿠바인 대다수는 명목상 가톨릭 신자이나 실제 종교 활동을 하는 이들은 10%에 못 미친다.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열악한 쿠바의 정치 상황을 항의하려던 쿠바 반체제인사 30∼40명이 미사 직전 경찰에 끌려가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22일 미국에 오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지지도가 70%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공동 여론 조사 결과, 미국민의 교황 지지도는 70%로 보수적인 가톨릭 교회(55%) 지지도보다 높았다.

이는 낙태, 기후, 빈부 문제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 덕분으로 풀이된다.

미국민의 64%와 미국 가톨릭 신자의 89%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을 이끄는 방향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cany9900@yna.co.kr

☞ '수사반장' 탤런트 김화란, 귀촌한 섬에서 교통사고 사망
☞ 가수 송대관에 수사상황 알려준 전직 경찰관 징역형
☞ "침 시술로 가슴 안 커지면 환불" 한의사 쇠고랑
☞ "층간소음 못참아"…홧김에 가스밸브 열어 폭발사고
☞ 全장병 특별휴가증은 건군이래 처음…56만여명 혜택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