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제조 오인 받은 무슬림학생, 사립학교 전학 고려

2015. 9.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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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만들었다가 폭탄 제조 용의자 취급을 받은 미국 무슬림 고교생 아흐메드 모하메드(14.가운데)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AFP=연합뉴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멋진 시계를 만들었지만, 학교와 경찰에게서 폭탄을 제조했다는 오해를 받아 뉴스의 중심에 선 미국의 무슬림 고교생이 전학을 추진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창의성을 짓밟힌 아흐메드 모하메드(14)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정말 가고 싶다"면서 "다른 사립학교로 전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번 학기에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 도시인 어빙의 매카서 고교에 진학한 그는 최근 사태를 겪은 뒤 전학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매카서 고교는 진상을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은 채 시계를 학교에 가져온 모하메드를 경찰에 신고하고 그에게 사흘간 정학 처분을 내렸다.

학교에서 모하메드를 체포한 경찰은 "폭탄이 아니라 시계"라는 그의 일관된 진술에도 '가짜 폭탄' 제조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려 했다.

모하메드가 새로운 학교 교사에게 로봇 등 전자 제품을 잘 조립하는 특기를 알리려고 시계를 제조했다가, 엉뚱하게도 폭탄을 만든 테러 용의자 취급을 받은 사실이 전날 알려지자 학교와 경찰에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하메드를 백악관에 초청하겠다고 밝히면서 그처럼 다른 아이들도 과학을 좋아해야 미국이 위대해진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 비이성적인 해당 학교와 경찰의 행태를 꼬집었다.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창의적인 기술로 물건을 만든 행위는 박수갈채를 받아야지 체포될 일은 아니라며 역시 모하메드를 페이스북 본사에 초청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저 무슬림이라는 추정과 두려움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로 이어졌다며 미국에 만연한 이슬람 공포증을 비판한 뒤 모하메드에게 계속 호기심을 지니고 열심히 물건을 조립하라고 격려했다.

AP 통신은 '모하메드를 지지한다'는 트위터의 해시 태그가 100만 건 이상 인용됐다면서 많은 이들이 모하메드의 종교를 이유로 과잉대응한 학교와 경찰을 비난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기술자인 보박 퍼도시는 "내게도 모하메드에게 벌어진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지금처럼 NASA에서 근무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모하메드를 향해 "수년 내로 내게 연락을 하렴. 우리는 영리하고 호기심 넘치며 창의적인 사람들을 고용해왔다"고 응원의 손을 뻗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 모하메드를 무혐의 처분한 어빙 경찰은 "종교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우리는 조립 시계와 같은 것을 학교에 가져오면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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