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소국 몰도바 반정부 시위 계속..'제2 우크라' 우려 고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낀 동유럽의 소국인 옛 소련국가 몰도바에서 반정부 시위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찰 추산 4만 명, 주최측 추산 1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수도 키시너우 광장에는 13일(현지시간)에도 경찰 추산 1만5천명, 주최측 추산 수만명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와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위대는 현 정부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에 휘둘리며 유럽화 시늉만 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국가 지도부 총사퇴, 조기 총선, 대통령 직선 등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시위 주최 측은 총선으로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국민이 신임하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임시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키시너우 시내엔 300여 채의 천막이 설치됐으며 시민들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음식과 물을 날라 다 주고 이들을 지원하기위한 모금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니콜라이 티모프티 대통령과 발레리 스트렐레츠 총리 등은 여전히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시위대 강경 진압에 나설 경우 양측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서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몰도바에선 지난 5월부터 시민단체와 야당이 이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다.
시위대는 현재 집권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자유민주당·자유당·민주당 등 3개 정당 지도자들이 국가 예산의 25%에 맞먹는 10억달러를 3개 은행에서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주요 정부 인사들과 사법기관 수장들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편을 들었던 키릴 가부리치 전 총리가 학위 위조 논란에 휩싸여 지난 6월 자진 사임하고 이후 스트렐레츠 현 총리가 들어섰지만 시위 사태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주도하는 현 연정이 유럽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수의 국민은 부패한 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며 몰도바에서 시위대에 의해 정부가 전복되는 '제2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몰도바 정부는 아직도 올리가르히들의 손에 놓여 있고 사회엔 부패가 만연해 있으며 열악한 소득 수준은 수십만 명의 몰도바인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조국을 등지게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몰도바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 문제가 악화해 '제2의 크림 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옛 소련에 속했던 인구 350만 명의 빈국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조지아 등과 함께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유럽화 노선을 걷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농업국인 몰도바의 과일 수입을 금지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했다.
cjyou@yna.co.kr
- ☞ 기성용-한혜진 첫딸 얻어…"감사하고 행복합니다"
- ☞ 이별통보 내연남에 '복수극'…분유통에 아스피린 가루
- ☞ 60대女 아들 여친 살해…경찰 늑장출동으로 못 막았다
- ☞ "돈·집도 필요없어…단지 한국서 난민으로 살고 싶다"
- ☞ 60대男, 노약자석 앉았다고 임산부에 욕설하며 배 때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위증교사' 재판받던 전북교육감 처남,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종합) | 연합뉴스
- 통일교, 한학자 총재 주례로 90개국 남녀 5천쌍 합동결혼식 실시 | 연합뉴스
- 13시간 만에 생환…호미로 땅 파고 철근 10㎝씩 잘라 극적 구조 | 연합뉴스
- 실수로 건 전화 한 통에 27번 '따르릉'…협박까지 한 40대 실형 | 연합뉴스
- 제주 고교 교사 "4·3 유전자" 발언 논란에 학교 측 "깊이 사과" | 연합뉴스
-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 '헤드록'하고 집까지 들어간 공무원 | 연합뉴스
- [샷!] "일부러 조금 만드나"…'띠부씰' 감질나네 | 연합뉴스
- 스쿨존 아닌데 엉뚱하게 '민식이법' 적용…법원 "치상죄만 유죄" | 연합뉴스
- 경찰, 편의점서 전처 살해한 30대에 '보복범죄' 혐의 적용 송치 | 연합뉴스
- 상관인 장교 폭행하고 욕설한 부사관…하극상 20대 징역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