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표현의 자유상' 결국 비디오 중계로 수상
"정보기관의 시민 감시 폭로는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한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인권과 자유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르웨이의 '비에른상'을 받았다.
그러나 노르웨이 당국에 체포돼 미국으로 신병이 넘겨질 것을 우려,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현재 체류 중인 러시아에서 인터넷 화상 중계를 통해 받았다고 6일 유로뉴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서부 도시 몰데에서 열린 '노르웨이 문학과 표현의 자유 아카데미'의 2015년 비에른상 시상식은 수상자가 앉을 의자가 빈 채 행사가 진행됐다.
이 상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르웨이 작가이자 인권운동가 베른스예르네 베른손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제정됐으며 몰데는 베른손의 고향이다.
수상자에겐 상장과 기념조각상, 상금 10만크로네(약 1천400만원) 등이 주어진다.
아카데미 측은 당초 스노든이 오지 못할 경우 노르웨이 북부 러시아와의 국경 도시 키르케네스의 동쪽 끝에서 시상식을 열고, 국경을 몇 걸음 넘어가 상을 전달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아카데미의 헤게 네브트 누리 회장은 시상식에서 "당신을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내부고발자로서 기린다"면서 앞으로도 스노든에게 노르웨이에 올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노든은 영상으로 중계된 수상소감에서 "(나의) 폭로 때문에 전 세계의 엄청나게 힘센 관리들이 난처해졌기 때문에, 솔직히 애초엔 내가 지금까지 자유로운 상태로 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하고 감옥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고, (정부기관의) 대규모 감시를 폭로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는 감시 이상의 것으로 민주주에 관한 문제이며, 통제당하는 것과 통제하는 것 간의 관계(between governed and governing)에 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노르웨이 신문 아프텐포스텐 모스크바 특파원의 스노든과의 인터뷰 방영, 스노든의 폭로를 처음 보도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 기자의 연설, 정부 기관의 시민 감시와 프라이버시 침해 관련 토론회, 문학 세미나와 축제 등으로 이어졌다.
앞서 노르웨이 공영 방송 NRK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나 2013년 스노든이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망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이들 나라에 '스노든에게 절도와 스파이 행위 혐의로 임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알리며 협조를 요청했다.
스노든은 비에른손상 수상자로 선정돼 초청받았지만,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미국에 송환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지 못해 결국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누리 회장은 노르웨이에서 시상되는 상이 수상자 자리를 비운 채 진행되는 또다른 사례를 남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상당수가 체포 등 탄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점에 빗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비판한 것이다.
스노든은 오는 10월 9일 발표될 올해 노벨평화상에 추천된 272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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