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편에 선 佛..獨·佛 갈등 유로존 흔드나

김신회 기자 2015. 7. 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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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그리스 편에서 獨과 대립각..유로존 중심국 갈등 파장 우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佛, 그리스 편에서 獨과 대립각…유로존 중심국 갈등 파장 우려]

그리스 사태를 놓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양대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프랑스는 지금까지 구제금융 협상과정에서 마지못해서라도 자금 지원과 함께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요구하는 독일의 방침을 따랐지만 그리스 사태가 결정적인 국면에 다다르자 그리스 편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유럽 프로그램 책임자인 다니엘라 슈바르처는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쓴 글에서 프랑스가 유럽 무대에 깜짝 복귀했다며 이로써 유로존 핵심국 사이의 분열상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사이에 다리를 놓느라 분주하다. 프랑스 관리들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3차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해 지난 9일 채권단에 제출한 개혁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가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채무탕감이지만 독일은 그리스가 개혁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채무탕감에는 반대로 일관했다. 특히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심심치 않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거론했다.

독일 재무부는 이날 현지 매체를 통해 유출된 문건에서 한시적 그렉시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5년간 그리스의 유로존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독일과 프랑스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60년간 이어진 유럽의 통합과정은 두 나라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격전 끝에 이룬 합의는 대개 공정한 거래로 인식돼 유럽연합(EU)의 다른 회원국들이 수용했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 사태를 둘러싸고 불거진 두 나라의 갈등은 불안정한 단일 통화체제에 대한 유로존의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슈바르처는 진단했다. 그는 특히 단일 통화체제와 정치, 경제의 상호작용에 대한 독일과 프랑스의 상충되는 비전을 놓고 유로존에 아직 갈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그렉시트가 지정학적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선 유로존의 독일화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강경론을 펴는 독일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그렉시트 이후 유로존의 지배구조가 독일로 쏠릴 수밖에 없다. 프랑스엔 지금이라도 그리스의 편을 들고 나서는 게 유로존의 독일화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게다가 그렉시트가 실현돼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재정위기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나라들의 힘이 세지면 재정 여건이 안 좋은 동유럽과 발트 연안국은 물론 이미 혹독한 경제개혁을 경험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학습효과로 독일 편에 서기 쉽다.

아울러 프랑스는 유로존에서 독일의 입김이 세지면 각국 예산 등 주권에 대한 초국가기관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 유로존은 이미 재정위기를 겪으며 은행 감독과 정리 등의 국가 권한을 '은행동맹'으로 일체화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상당 부분을 내수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수출 중심의 독일과 달리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선호한다. 따라서 프랑스는 내수 부양책으로 견실한 성장세 및 투자환경이 갖춰졌을 때라야 재정긴축을 비롯한 경제개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슈바르처는 그리스 사태와 무관하게 독일과 프랑스의 취약한 균형상태가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0년 그리스에서 처음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독일이 지배적인 위치에 서게 돼 긴장감이 이미 팽팽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의 미래 지배구조에 대한 확실한 합의를 이뤄 각국 의회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유로존의 정치적 실패 위험이 매우 커진다고 덧붙였다.

슈바르처는 또 유로존에 위협이 되는 나라는 프랑스뿐 아니라고 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재정취약국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자기조정능력이 과도하게 제한됐다고 판단하면 반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지난 9일 밤 향후 3년간 535억유로(약 67조2077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며 재정지출 및 연금 축소, 증세 등을 포함한 새 긴축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출했다.

EU 관리들은 그리스의 개혁안에 은행권 자본확충에 필요한 자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3차 구제금융 규모가 총 800억유로 이상이 돼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제안을 놓고 논의를 벌였지만 독일 등의 반발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유로그룹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2일 오후 6시)부터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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