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의 비밀..'중고 명품 가방'에 숨어있다
'중고 가방'이 일본의 중고 명품시장에서 더욱 더 활발하게 거래되면서 일본인들의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엔화 약세로 인한 명품 가격 상승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중고 명품 소비 증가가 주 원인으로 꼽혔다.
일본의 대표적인 중고 명품 매장인 '고메효'의 이시하라 다쿠지 대표는 "일본의 일반적인 소비자 심리가 어느때 보다 좋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이런 징후는 중고 명품 시장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대표는 고메효에 최근 증가한 중고 명품가방들이 일반적인 경제지표에서는 보여지지 않는 소비자 심리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고 F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일본 경제지표에 따르면 일본 내 소비는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는 지난 2013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일본 여성들이 심각한 재정 압박 상태에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신들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들을 팔았으나 지금은 이런 트라우마 없이 더 좋은 가방을 사거나 호화로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 물건을 판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대표는 "일본 사람들이 내년에는 급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중고 물건을 팔아 모험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고메효의 도쿄 지점에 방문한 고객들이 가방을 판 뒤 주변에 있는 대형 백화점이나 고급 식당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이시하라 대표는 또한 고객들이 중고 명품을 파는데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엔화의 약세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엔달러, 엔유로 환율이 오르면서 일본에서는 신상 명품 가방들의 가격이 10~20%가량 올랐다.
이런 명품 가격 향상으로 인해 중고 명품 가격도 15%가량 올라 고메효와 같은 중고 명품 업체들은 중고 가방이나 시계, 보석 등에 더 많은 값을 지불하고 있다.
이시하라 대표는 "엔화 약세가 중고 명품 판매자들을 증가시켰다"면서 "판매자들은 지금이 자신들의 물건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때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고 명품 시장의 변화는 중국 관광객들의 중고 명품 소비 증가다. 고메효의 도쿄, 오사카, 교토 지점은 이런 은 중국인 손님들을 맞기 의해 총 20명의 중국인 직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1만3000달러(약 1441만원)의 불가리 시계나 25만달러의 다이아몬드 반지 등을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하라 대표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은 이미 일본에 오기 전에 어디서 어떤 중고 명품을 살 지에 대해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고 온다. 그는 "이들이 일본 중고 명품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고메효는 이런 중국인들의 대세에 맞춰 홍콩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민희진 “어도어 인수해달라”며 네이버·두나무 만났다
- 물리학계 0.5% 과학자, 비결은 아이…“연구 스트레스 육아로 푼다”
- 日 ‘꿈의 직장’ 라인, 구글·아마존보다 인기… 고연봉에 다양한 복리후생 제공
- “HLB 비켜”… 알테오젠, 시총 10조원 찍고 코스닥 바이오 1등으로
- 환급받을 세금 수십만원 있다더니… 세무사 연결하는 ‘삼쩜삼’
- [르포] "향수·립스틱 없어서 못 팔죠"… 불황에도 '스몰 럭셔리' 인기
- [단독] KAIST 대학원생 인건비 月10만원 감소…R&D예산 삭감 후폭풍
- 11번가, 새주인 찾기 어렵네... 차선책은 물류센터 폐쇄 등 비용 절감
- 개미는 美 FDA 승인 믿고 한달째 사들였는데… HLB그룹 시총 하루 새 5조원 증발
- 김호중 측 “유흥주점 갔지만 음주 안 해… 조사 결과 따라 법적 책임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