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인디애나주 유전결함 태아 낙태금지법 발효 금지

2016. 7. 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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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애나 주 여성들이 인디애나폴리스 주청사 앞에서 마이크 펜스 주지사의 낙태금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유전적 결함을 지닌 태아를 낙태할 수 없도록 한 미국 인디애나 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이 시행을 하루 앞두고 연방 법원으로부터 발효 금지 명령을 받았다.

30일(현지시간) AB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 법원 인디애나 남부 지원 타냐 월튼 프랫(57) 판사는 이날, 인디애나 주가 7월 1일 자로 발효할 예정이던 '태아 생명 존중법'의 효력 발생을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프랫 판사는 "인디애나 주 낙태금지법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도 생존 가능한 시기에 이르기 전에는 여성이 낙태를 선택할 수 있다'고 판시한 연방 대법원의 결정에 역행한다"며 "주 정부가 여성의 낙태 사유를 제한할 권한을 갖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유전적 결함이 있는 태아라 하더라도 인공유산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제재하고 있는 주는 노스다코타 주가 유일하며, 인디애나 주가 2번째로 이 법을 제정했으나 시행이 불투명해졌다.

보수 성향의 공화당이 장악한 인디애나 주는 지난 3월, 성별·인종·혈통을 이유로 한 낙태는 물론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유전적 이상, 선천적 장애가 확인된태아에 대해서도 인공유산을 금지하고 자연적으로 유산된 태아는 반드시 매장 또는 화장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미국 가족계획협회(PPFA) 인디애나·켄터키 지부와 미국 시민자유연합(ACLU) 인디애나 지부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프랫 판사는 법안 발효를 앞두고 '사전 금지 명령'을 신청한 원고 측 청원을 받아들였다.

지난 14일 열린 심리에서 인디애나 주 법무장관 토머스 피셔는 이번 법안이 태아 유전정보 검사에 대한 대응으로 나왔으며 "태아가 유전자(DNA) 검사 결과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인디애나 주의 낙태 금지법이 헌법에 위배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폐기를 촉구했다.

PPFA는 인디애나 주가 유산된 태아를 반드시 매장 또는 화장하도록 하는 법 조항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PPFA는 현재 이를 다른 의료 폐기물들과 함께 소각처리하고 있다.

낙태반대 운동단체 '살 권리'(Right to Life) 측은 프랫 판사의 이번 판결에 대해 "연방 법원이 태아를 의료 폐기물과 동일시하면서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권리를 부인했다"고 반발했다.

마이크 펜스(56·공화) 주지사는 지난 3월 법안에 서명하면서 "노인과 약자, 장애인,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 등 가장 취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한 사회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며 이 법을 "인간 생명의 가치를 확인하고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 생명 보호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연방 대법원은 금주 초, 임신 20주 이후 태아의 낙태를 금지하고 낙태 시술도 반드시 수술실과 충분한 의료 인력을 갖춘 외과병원에서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텍사스 주 낙태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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