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의시사전망대] "의전실수? 中이 美에 한방 먹인것"
▷ 박진호/사회자:
잠시 후 오전 10시로 예상되는데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결정되고 나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되는 겁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도발 속에 중국 내에서도 사드와 관련한 타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대통령이 방러 중에 조건부 사드 배치 발언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좀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역시 잠시 후에 있을 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되겠지만. 자세한 분석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님 안녕하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예.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이른 아침에 감사드립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그런데 사회자가 바뀌셨네요.
▷ 박진호/사회자:
예. 한수진 앵커가 국제부장으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예. 축하한다고 말씀 전해주십시오.
▷ 박진호/사회자:
네. 감사합니다. 저는 박진호 기자입니다. 먼저 엊그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가진 정상회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북핵 불용 입장도 확인했고, 사드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이 없었는데. 이 정도면 외교적 성과로 볼 수 있는 겁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글쎄요. 우선 북핵 불용이라고 말한 것은 뻔한 것이고. 북한의 핵을 용납하겠다, 인정하겠다고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공식적인 핵 보유국으로 돼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은 공식적인 핵 보유국으로 돼있지 않습니까.
그 나라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하는 것을, ‘자칭’이라는 표현까지 썼죠.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특별하게 새로운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사드 얘기를 안 했다고 해서 자꾸 성과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푸틴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사드를 에둘러서 이야기하는 것인데.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면. 한반도 핵 문제가 동북아에서 전반적인 군사 정치적 긴장 완화의 틀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지만. 군사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된다. 이것도 사드 반대입니다.
그러니까 사드라는 단어를 안 썼으니까 이것은 러시아가 한국의 사드 배치를 용인했다, 용납했다. 북핵은 불용이고 한국의 사드는 용납했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오버죠.
▷ 박진호/사회자: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이른바 조건부 사드 배치론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다. 이런 논리로 우방국들을 설득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우리 국민들 중에 상당수는 아마 말이 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아마 북한 때문에 사드 배치한다는 것을 누차 강조했기 때문에 말 된다, 일리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러시아나 중국은 국제 정치의 판세를 크게 보는 나라들입니다. 그야말로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는 그런 급의 나라들 입장에서 볼 때는 웃을 거예요. 뻔히 하는 것인데.
만약 북한을 견제하고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억제하는 것이라면 한국 돈으로 사다가 한국 돈으로 놔야죠. 그렇지 않습니까? 미군이 미군 부대에 갖다 놓고. 미군 주둔지에 갖다 놓고 북한을 감시한다고 하지만 X 밴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가 2,000km까지 되는데.
거기에 극동 러시아 들어가고 중국의 대부분 지역이 들어간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데. 북핵 위협이 제거되면 이것을 철회할 수 있다. 그 철회하는 것은 한국 대통령이 결정 못해요.
▷ 박진호/사회자:
조건부 사드 배치론은 좀 실효성이 없다. 이렇게 보시는 것이로군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실효성이 없는 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그냥 듣고만 있지. 아마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를 어제 낳아서 이슬만 먹고 자란 애기로 보나. 이런 생각을 할 거예요.
▷ 박진호/사회자:
항저우 G20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데. 일찌감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미중 간의 신경전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릴 때 일부러 레드카펫을 안 깔아줬다. 이게 의도적인 걸까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의도성이 강하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그럼요. 지난 남중국해 문제 가지고 7월 10일 날 헤이그 상설 중재위원회에서 미국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불편하고. 또 사드를 배치하는 것도 좀 불편하고.
그래서 오바마가 와서 이번에 남중국해 문제나 인권 문제나 여러 가지 미국이 소위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가지고 중국을 압박해 들어올 것이 충분히 예견되니까. 사드 문제까지 포함해서. 한 번 골탕 좀 먹어보라 하는 식으로 먹이는 것이죠. 그 장면을 보고 중국 많이 컸다.
그리고 또 미국이 오바마가 이것을 확대해석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것부터가 자기도 충분히 중국이 이번에 미국에 대해서 무언가 할 말을 하고 멱살잡이 하려는 것을 예견했기 때문에 더 이상 확대해석 말고 그냥 지나가자는 식으로 하는 것 같아요. 지금 중국이 의전에서 실수한 것 같지만 협상에서는 미국을 한 방 먹인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시는군요. 이제 관심은 무엇보다 한중정상회담인데. 어제 현지에 파견된 기자들이 전해온 기사에 따르면 누에고치론을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하고 이것을 시 주석이 인용하면서 약간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될 듯 싶습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경제 문제와 관련된 구조조정 얘기 아닙니까. 중국에서는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80년대부터 수교하기 전부터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그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누에고치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디고 나와야 비로소 나비가 되어 훨훨 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중국도 앞으로 그런 구조조정의 아픔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고. 그 말을 했다고 해서 교감이 있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아전인수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시는군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전혀 관련 없죠. 중국의 경제 발전 모델은 솔직히 말해서 당 독재 개발 모델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 사람들이 80년대부터 했던 얘기가 박정희의 군사 독재 개발 모델이 상당히 중국 같은 나라에는 보탬이 된다,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이 물론 1인당 국민소득에서는 아직 우리의 1/5밖에 안 되거든요. 그래서 더 부자가 되려면 한국이 겪었던 어려움이라고 할까. 고난의 세월을 우리도 각오하겠다는 메시지도 있죠. 그것 가지고 둘이 교감을 했고, 그래서 사드 문제도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할 것이라는 식으로 내다보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정 전 장관님이 말씀하셨지만 조건부 사드 배치론도 그러면 어차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한중 정상이 만났을 때 결론이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글쎄. 평행선 달리겠죠. 푸틴과 박근혜 대통령의 얘기도 제가 볼 때는 평행선이에요. 다만 극동 러시아 개발하는데 한국이 투자를 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있습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해주느라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도 어렵게 구해서 주고 했었지만. 시진핑, 중국 입장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미 분명히 면전에서 한국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했는데. 사드 배치의 목적이 무엇이고,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뻔히 알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인데. 거기에 대고 북핵 위협이 제거되면 사드를 철회할 수 있다.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시진핑이 받아들이겠습니까?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약간 전향적으로 용인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말씀이시죠?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없죠. 자꾸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고. 거기까지 갔는데 박대해서 보내겠느냐는 말씀들을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저도 그렇게 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니까 잘 끝나면 좋겠지만. 지금 사드 문제는 시진핑에게는 어떤 점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거기도 임기를 5년, 5년 하니까 18년에 새 임기가 시작하거든요.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이것 잘 처리하지 못하면 그동안 역대 지도자들이 다 10년씩 하고 갔는데 그게 5년 만에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미국의 생각을 바꾸려고 할 것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중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론. 계속 제기돼 왔는데요. 이것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별도로 대응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른바 중국이 한류라든지 여러 가지 한국과의 경제 교류를 사드 배치를 이유로 제한하거나 불협조로 나오는 상황이요.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그것은 계속 되겠죠. 계속 될 것이고. 우선 직접적으로 무역에 관세 장벽을 높이거나 그러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이 이미 골탕을 먹고 있지 않습니까? 자동차 배터리 가지고. 그런 식으로 멍들지 않게 때리는 방법들이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애를 먹일 겁니다. 그래서 지금 SBS가 이영애 씨 출연하는 드라마 하나 있죠.
▷ 박진호/사회자:
신사임당이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맞아요. 신사임당. 그 상영 문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고생을 하는 것 같은데. 오늘 결론이 나겠죠. 그러나 글쎄, 대통령까지 가서 하는데 안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보면 글쎄요. 앞으로 좀 실무적으로 검토해 보자는 식으로 미뤄놓으면 어쩔 수 없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정 장관님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