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 번화가 한복판서 찬송가 '아찔한 선교'

조선닷컴 null 2011. 1.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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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이용한 개신교계 대학생·청년층의 단기 선교가 늘면서 이슬람 국가에서 위험한 선교활동 사례가 늘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22일 보도했다. 현지 교민과 대사관 측의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쯤 예멘의 수도 사나의 최고 번화가 핫다 거리 한복판에 한국 청년 10여 명이 모여 섰다. 이들은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예멘의 국교는 이슬람교다. 다른 종교 전도와 집회는 현장에서 체포당할 수 있는 위법행위다.

한 현지 교민이 이를 한국대사관에 알렸다. 긴급출동한 대사관 직원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청년들을 만류해 모임을 중단시켰다.

대사관의 이런 출동은 이번 달에만 세 차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예멘의 한 교민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그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한국 방문객이 그런 일로 주목받으면 교민들에게도 폐가 된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예멘은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제한지역'(경보 3단계)이다. 알카에다 추정 세력의 테러 위험이 있고,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 간 총격전도 잦다. 2009년에는 관광객 4명이 폭탄 테러로 숨지고 의료봉사를 간 엄영선씨가 무장단체에 피살되는 등 우리 국민의 피해도 적지 않다. 주예멘 대사관 측은 "지난 17일에도 체코인 관광객이 사나 근처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될 뻔했다"며 여행 자제를 재차 요청했다.

단기선교단의 이러한 활동은 현지의 장기 선교사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멘 선교사 가정을 돕는 부산의 한 교회 관계자는 "전화나 편지에도 '선교사'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그만큼 보안이 중요하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튀니지에서 사역 중인 한 선교사는 "합법적으로 머물며 조용히 봉사 사역을 하는 우리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단기선교팀의 공개 사역은 철저히 막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재스민 혁명으로 이곳 젊은이들이 한국의 민주화에 관심이 많다. 반감을 사기보다 현지 발전에 기여하는 식의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선교단체들의 협의체인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단기선교의 경우 외교부와 협력해 현지법을 위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지와 소통 없이 독자 행동한 팀들이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신교단 내에서도 선교관이 달라 미묘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교회 관계자는 "위험성을 알고도 공개 선교를 택하는 이도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의 신념 문제라 말리기도 어렵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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