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전 가동 눈앞..전운 감도는 중동

2010. 8. 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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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셰르원전 곧 연료봉 장입…이스라엘 폭격 가능성

유대계 언론인 "내년 7월 전 공습"…이란, 경계 강화

이란이 오는 21일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에 핵연료봉을 장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폭격설이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이란은 고강도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신무기를 공개하는 등 비상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미국의 강경 매파인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17일 미국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부셰르 원전을 공습하려면 앞으로 8일 안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자로에 연료봉이 장입된 이후에는 방사능 확산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이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서 나아가 핵무기 제조로 향하는 두번째 경로를 얻는 것으로, 이란의 아주 큰 승리"라고 말했다.

마이클 오렌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테이블 위에 모든 옵션이 남아있다는 게 이스라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대계 미국 언론인 제프리 골드버그는 다음달 미국 시사월간 <애틀랜틱>에 실릴 글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이 향후 1~3년 안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내년 7월 이전에 이란 핵시설을 공습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이후 최근까지 이스라엘의 고위급 정책결정자 40명과의 인터뷰를 근거로 이같이 밝힌 뒤, 구체적인 공습 시나리오까지 예측했다.

"내년 봄 어느날, 이스라엘의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장관이 동시에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에 전화를 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공습을 위해 F-15, F-16전투기 100여대에 출격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전화다. 비행경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하거나,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지대를 지나거나, 이라크 영공을 곧장 가로지를 수도 있다."

골드버그는 "미 중부군 사령관이 이미 펜타곤에 이스라엘 공군기들의 이라크 영공 통과에 대한 대응을 문의해 '격추시키지 말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자신의 주장은 상상실험이나 1인 워게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전격 공습한 데 이어, 2007년 9월에는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을 사전경고 없이 기습공격해 완파한 전례가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설에 강력히 반발했다. 라민 메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부셰르 원전에 대한 어떤 공격도 강력한 응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원자력기구의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대표도 이날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공격은 국제범죄에 해당한다"며 "그 파장은 공격한 나라 1곳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오는 22일에는 최신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자체제작한 무인항공기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아마드 바히드 이란 국방장관이 17일 밝혔다. 이란은 이날 국방산업의 날을 맞아, 기존의 단거리미사일을 개량한 신형 키암미사일과 3세대 키암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정찰과 초정밀 폭격능력을 갖춘 장거리 무인항공기 '카라'도 첫 선을 뵌다고 <테헤란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한편 이란의 에프(F)-4 전투기가 17일 부셰르 원전에서 불과 6㎞ 떨어진 곳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전투기는 외국군의 공격에 대비한 기동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에 탈출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국가안보네트워크(NSN)의 패트릭 배리 연구원은 17일치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에서, "전쟁을 주장하는 매파들이 이란 공격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지만, 군사 행동은 이후 사태를 완전히 망쳐놓을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는 이란에 대한 무력 억제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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