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방한한 이집트 소설가 살와 바크르

2008. 11. 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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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 국내 출간(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선 아랍권 소설 한 권이 출간됐다.'황금 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아시아 펴냄)는 이집트 대표 여성 소설가인 살와 바크르(49)의 첫 소설로 이미 10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독자들과 만났다.

이번 소설 출간과 17-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회 한국-아랍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한 살와 바크르는 17일 서울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작품 소개가 한국과 아랍의 문학 교류를 더욱 따뜻하게 하는 데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황금 마차…'는 새 아버지를 살해한 후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아지자'를 중심 화자로 그를 포함한 열다섯 명의 여죄수들과 한 명의 여교도관의 다양한 삶 이야기를 파노라마 식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아지자는 여죄수들을 지옥과 다름 없는 세상에서 구해내 황금마차에 태워 하늘로 데려간다는 꿈을 꾼다.

작가는 "1989년 노동운동을 하다 카이로 근방 여성교도소에 수감된 경험이 있는데 그때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삶 이야기를 재구성한다는 의미에서 이 소설을 썼다"며 "이들의 삶을 통해 이집트내 여성 관련 전통과 제도, 가치관들을 다시 살펴본다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천일야화와 같은 액자식 구성을 취한 이 소설은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의 삶 속에 여성을 자식생산의 도구로만 여기고 전통적인 역할에만 한정시키는 가부장제도에 대한 짙은 비판의식을 담고있다.

'황금 마차…'를 비롯한 여러 의식있는 소설들로 바크르에게는 이집트를 대표하는 여성문학 작가라는 설명이 붙지만, 여성의 편에서 남성을 적으로 여기는 문학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을 모두 해방시키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여성문학의 방향이다.

작가는 "기존 가부장제도 하에서는 여성이 핍박 받음은 물론이고 남성 또한 어떤 면에서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가부장제도를 만들어낸 남성조차도 부양을 떠맡아야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서 기존 가부장제도의 타당성을 조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말했다.

소설 속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난은 이집트라는 아랍 문화권의 특수상황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가부장제도 아래에서 여성들의 수난은 비단 아랍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농경문화를 중심으로 문명이 출발하면서 모든 문명권에서 가부장제도가 장구한 역사 속에서 성장해왔다"며 "남성우월적인 가부장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느 지역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크르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지난해 11월 전주에서 열린 아시아ㆍ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던 그는 "한국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발전한 나라로만 알았는데 지난 행사를 통해 한국의 높은 문화적 수준을 발견하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포럼이 아랍의 여성문제와 문학을 소개하고, 또 한국의 여성문학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능우 옮김. 333쪽. 1만1천원.mihye@yna.co.kr < 긴급속보 SMS 신청 >< 포토 매거진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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