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이라크 갈등 폭발직전..IS 국제공조 '대략난감'

윤지원 기자 2015. 12. 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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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에 시아파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모였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동맹의 양대 중심국인 터키와 이라크간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공조 내부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일(현지 시간) 터키가 이라크 니네베주 바쉬카에 전차와 야포, 수백명의 군인 등 대규모 군사 병력을 배치하면서다.

이라크 총리실은 5일 성명서를 통해 무장 터키군의 이라크 진입을 '난입'이라고 표현하며 터키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알 자밀리 이라크 안보위의장은 자국내 터키군에 군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면서 48시간 내 철군을 통첩했다.

하지만 터키는 이라크의 철군 요구에 사실상 불응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추가 파병을 미루겠다면서도 IS 격퇴를 위해 민병대를 훈련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미 파병된 군을 철군 시키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바쉬카 기지는 IS가 점령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 인근에 있으며 터키는 여기서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사조직인 페시메르가민병대를 훈련시켜 왔다.

◇"터키, IS 공세 늘려 영향력 내세우고 있어"

이와관련, 영국 가디언은 7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와 이란의 시리아 군사 개입이 강화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중 두번째로 큰 군사 규모를 자랑하는 터키가 자신들의 영향력을 내세우고자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달 터키군이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이후 러-터 갈등이 격화하고, IS와 석유 밀거래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쏟아지면서 수세에 몰린 터키가 이라크내 군사 활동 규모를 늘려 세력을 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라크 정부, 국내 위기 면피용 수니파 공격?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이라크는 터키가 민병대 지원을 명목으로 자국내 군사 활동을 벌여온 걸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면서 이제서야 터키군의 진입에 불만을 제기한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친미 외교를 펼치면서 이라크가 전통적으로 의존해온 이란에게 압박을 받아온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국내외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자 수니파인 터키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는 터키와 이라크가 군사 충돌까진 안 가겠지만, IS와 쿠르드족 등이 주둔한 이라크 북부와 시아파 세력이 강한 남부로 갈린 현 상황에서 갈등은 증폭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S 공통된 적있지만 합의점 찾기 어려워

터키와 이라크의 갈등은 단순히 영토 침입을 둘러싼 실랑이 수준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양국의 지정학적·종교적 상징성 때문이다.

터키와 이라크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 IS 군사 동맹 전선에서 수니파와 시아파를 각각 대표하는 양대 축이다. 갈등과 반목을 키워온 시아파와 수니파는 IS 라는 공통된 적을 중심으로 힘을 모은 상황이었다.

터키와 이라크뿐만 아니라 시아파의 맹주 이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IS 격퇴 작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 중심인 이라크와 터키의 갈등이 증폭되며 국제 공조는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미국은 터키와 이라크 정부에 갈등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이라크의 승인 없는 터키군 파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IS 심장부를 때릴 미국의 특수기동부대 파병 계획에 대해서도 반발하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 타결 이후 양국이 IS 격퇴 작전에도 힘 모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면 이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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