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속에 8세 소년, 밀입국 시도 X레이 스캔으로 적발
여행가방에 몸을 구겨넣어 스페인 영토에 밀입국하려던 코트디부아르 8세 소년이 국경검문소의 엑스레이에 찍혀 적발됐다.
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 국경검문소 경비대는 여행가방을 들고 머뭇거리는 19세 모로코 여성을 발견하고 검색대에 가방을 올려놓게 했다. 엑스레이 판독기가 가방을 비추자 뜻밖에도 웅크린 사람 형체가 드러났다.
가방을 열어보니 겁에 질린 표정의 소년이 나왔다. 이름이 아부인 소년은 코트디부아르 출신으로 고작 8세밖에 되지 않았다. 소년은 가방에서 나오면서 "내 이름은 아보우"라고 외쳤다. 여성은 그자리에서 체포됐다. 이어 주변 수색에 나선 경비대는 2시간이 지나지 않아 한 흑인 남자를 발견하고 소년의 사진을 내밀었다. 남자는 소년이 자기 아들이라고 순순히 인정했다. 세우타 국경을 넘어 모로코 서부해안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 정착한 아버지가 아들을 데려오려고 모로코 여성에게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행가방에 담긴 채 국경을 넘으려가 국경수비대 X레이 검색대가 찍은 사진. |
소년은 스페인의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고 아버지는 체포됐다. 재회 여부는 아직은 불확실하다.
모로코에 인접한 스페인령 세우타나 멜리야에 밀입국해 유럽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보려는 아프리카인이 많다. 작년에만 약 5000 명이 밀입국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돼 아랍 중동국가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 정부 시위를 통칭하는 '아랍의 봄' 이전에는 지중해 서부 루트가 난민들의 주요 탈출 루트였다. 그 때 난민선들이 향한 곳 중 하나가 스페인으로 가기 위한 카나리아 제도였다. 스페인이 그후 모로코와 해안 경비를 강화하고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세우타와 멜리야에 방벽을 설치한 이후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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