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대박흥행엔 실패한 이유

백영미 기자 2010. 6. 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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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백영미 기자]대박 드라마의 성공요인으로 크게 신선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연출력의 조화를 꼽을 수 있다. 3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가 전작 '추노' 에 이어 수목극 왕좌를 굳건히 지켰음에도, 대박흥행에는 실패한 이유는 바로 3가지 흥행 코드의 부조화에 있었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는 화려한 액션이나 장대한 스케일은 없다. 대신 소설 '소나기' 같은 사춘기 시절의 감성과 동화 같은 연출력이 자리했다. 서로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란 두 소녀 은조(문근영 분)와 효선(서우 분)의 심리상태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전통주를 제조·생산해내는 풍경이나 은조가 비누방울을 타고 달나라로 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 대성참도가의 막내 아들 준수가 아버지 구대성(김갑수 분)과 술래잡기를 하는 모습 등은 젊은층을 넘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도 충분했다.

물론 기훈을 사이에 둔 은조와 효선의 사랑은 '뻔한' 삼각관계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드라마 중간 중간 효선, 은조 그리고 기훈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내레이션을 맡으면서 이들의 사랑이 각기 다른 관점에서 재해석돼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 될 수 있었다.

3일 엔딩신도 효선과 은조가 서로 "보고 싶었다" 고 고백하면서 끌어안으며 화해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두 소녀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당초 '신데렐라 언니' 는 동화 '신데렐라' 를 역발상을 통해 신데렐라 언니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문근영이 맡은 은조는 겉으론 냉소적이고 독설을 퍼붓지만 실제 '신데렐라 언니' 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획의도에 어긋났다.

은조는 어린 시절부터 기훈을 사랑했지만 기훈에 대한 효선의 마음을 알고 기훈에 대한 사랑을 쉽사리 표현하지 못한다. 심지어 마지막회에서는 기훈에게 효선을 보살펴 줄 것을 부탁하기도. 또 의붓아버지 구대성이 운영하던 대성참도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밤잠을 자지 않고 효모 연구에 주력하는가 하면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지나치게 일관된 어조와 표정으로 일관한 문근영의 연기도 극의 중반부로 갈수록 드라마를 지루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긴 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화된 내면 연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오히려 극 초반 지나치게 애교스러운 행동과 콧소리로 연기논란이 일었던 서우가 후반부에 섬뜩한 연기변신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극중 자식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고 이중인격인 계모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김갑수와 이미숙은 '신데렐라 언니' 의 일등공신이다. 이들 두 배우의 호연으로 '신데렐라 언니' 는 대박흥행에는 실패했지만 10% 후반대의 시청률로 줄곧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사진 = KBS백영미 기자 positiv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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