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한국 싫다?" 인터뷰 기자 "타 매체 왜곡 보도"

입력 2009. 3. 9. 08:09 수정 2009. 3. 9. 08: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이재환 기자]권상우가 인터뷰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권상우는 최근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개봉에 앞서 영화 전문지 '프리미어'와의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의 일부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매체의 기사들이 언론에 이슈화되면서 해당 기자가 당혹스런운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뷰 내용이 오해돼 읽혔던 것에 대해 영화 제작사 및 배우 권상우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프리미어' 기자가 권상우 소속사에 보낸 메일의 전문이다.권상우 씨와 나눈 솔직하고 진솔한 인터뷰가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악의적으로 왜곡되거나 과장되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진실과 진심이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 현실이 참담합니다. 무엇보다 기자와 배우가 나눈 대화는 모든 말과 말의 맥락 안에서 이해돼야 하는데도 이 사실을 무시한 채 몇몇 발언만을 자의적으로 발췌해서 의미를 곡해하는 몇몇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일부 매체는 권상우 씨가 "어릴 때부터 우리 나라가 싫었다"고 말한 내용만 놓고 구설수라거나 파문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권상우 씨는 어릴 적부터 가져왔던 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사는 아름다운 삶을 꿈꿔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곤 그 꿈의 공간을 얘기합니다. 권상우 씨는 대한민국의 팍팍한 현실이 아닌 어떤 낙원에서 지내는 행복한 삶을 말합니다. 그 맥락 안에서 "일찍부터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우리 나라가 싫었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천연 잔디에서 축구를 하고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낚시를 하는 그럼 삶을 꿈꿨다.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난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한국이 싫다는 게 아닙니다. 지구의 어느 곳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는 거지요. 팍팍한 이 땅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거겠지요.

인터뷰에서 권상우 씨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아버님을 여읜 이야기를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태어난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내가 아버지가 없이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다. 내 자식에게 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버지한테 뭘 배웠고, 고기 잡는 것도 아버지한테 배웠고, 아버지와 함께 농구도 했고, 차도 처음 몰았고, 그런 거. 지금 내가 열심히 하는 것도 그런 꿈들을 위한 거다. 난 그렇게 낭만적으로 살고 싶다." "내가 태어나고 6개월 있다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더 내 자식한테 좋은 아버지가 돼주고 싶다." 이름 모를 네티즌들은 단편적인 문구만을 바탕으로 권상우 씨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어떤 매체는 그런 단편적인 현상을 여과 없이 복제하면서 증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권상우 씨의 진심을 왜곡하고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고 꿈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권상우 씨는 사생활 노출에 대해서도 솔직히 말을 했습니다. "(나와 손태영 씨는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부부와는) 좀 다르지. 그들은 그럴 만 하지. 돈도 엄청나게 받았잖아. 만약에 그들만큼 우리한테도 합당한 돈을 준다면 나도 우리 아이 사진을 공개할 거다. 사생활이 노출되는 대신 그들에겐 그만한 대가가 주어지니까. 우리 나라에선 그게 아니잖아. 한국의 연예계는 그렇게 안 돌아간다." 이 말은 권상우 씨가 사생활 노출의 대가로 돈을 받겠다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에서 연예인들은 결국 착취의 대상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값비싼 대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견디고 있는 시선의 압박에 비하면 그들이 포기한 일상의 자유로움에 비하면 그 대가는 오히려 형편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부 매체와 네티즌들은 종종 연예인들을 인격체로 대하며 최소한의 존중을 보여줘야 한다는 덕목을 잊곤 합니다. 단지 음습한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다룹니다. 그런 현실에서 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공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우리는 스타 권상우에 대해서 말한 적은 있어도 인간 권상우에 대해서 말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권상우 씨는 배우보다 인간 권상우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곤 "나중엔 한국에 안 올 것도 같다. 내가 초라해지더라도. 거꾸로 잘 살고 있어도. 막연하게. 한국에 안 살 거 같다"고 말합니다. 이것 역시 한국이 싫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을 스타 권상우로만 이해하고 자신의 가족을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구경하는 곳이 두렵고 부담스럽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인간 권상우로서 더 행복해지려면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면 더 나은 곳을 찾아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지금 이런 권상우 씨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현실을 살펴 보면 슬프지만 그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더 생생하게 이해하게 됩니다.

권상우 씨는 몇몇 출연작품에 대해서도 아주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대해 이렇게까지 진솔하게 자아 비판을 하는 배우는 드뭅니다. 많은 배우들이 정치적인 발언으로 일관하곤 하지요. 그래서 더더욱 자신이 무엇을 잘 했고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당당하게 밝히는 권상우 씨의 모습은 배우로서 존중 받고 존경 받아 마땅합니다. 어떤 작품이 잘 되고 못 되고는 배우 한 사람, 감독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작품에 캐스팅이 되고 누구와 함께 일하게 되는지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들로 가득합니다. 권상우 씨는 이 모든 사실 앞에서 당당합니다. 또 솔직하게 다시 기회를 얻고 싶다는 말도 하지요.

이런 권상우 씨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존중 받지는 못할 망정 호사가들의 입방정 거리로 전락되는 현실에 책임을 느낍니다. 인터뷰에 아무것도 넣거나 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권상우 씨의 솔직함을 온전히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발췌와 왜곡과 과장과 아전인수 속에서 인터뷰의 진의는 일그러지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뷰의 또 한 편 당사자로서 권상우 씨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영화 홍보와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며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권상우. 작품으로 스스로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배우 권상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재환 star@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