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세 부모 "돈 더 달란 것 아냐"

이은정 2011. 1.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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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니콜.한승연.강지영 부모 인터뷰.."카라란 배, 선장없이 표류"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5대5 계약을 6대4로 올려달라는 게 아닙니다.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멤버들의 활동 내용과 방향을 있는 데로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뢰가 깨지고 투명성을 잃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소속사인 DSP미디어에 전속 계약 해지를 통보한 세 멤버(정니콜, 한승연, 강지영)의 부모들은 24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소속사와 갈등을 빚은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뷰 자리에는 정니콜의 어머니, 강지영의 아버지, 한승연의 부모와 세 멤버의 법률대리인인 랜드마크의 홍명호 변호사가 동석했다.

정니콜의 어머니 김모 씨는 "5명이 함께 가는 전제로 서로 협상이 된다면 (소속사와) 최대한 같이 가려고 한다"며 "멤버들의 미래를 열어 줄 매니지먼트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는 게 우선이고 소속사 경영진과도 신뢰를 쌓아가는 시스템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홍 변호사는 "25일 소속사와 만난다"며 "여러 요구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들과 일문일답

--신뢰가 깨진 시점은 언제인가.

▲소속사 이 모 대표가 투병을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부터다. 우리가 믿고 계약한 이 대표님이 계실 땐 아이들의 활동과 관련해 소통되고 스킨십도 됐다. 우린 지난해 12월에야 대표 등기가 이 대표의 부인으로 이전된 걸 알고 혼란이 왔다. 멤버들이 미성년자이니 소속사와 가수는 부녀지간 같은 건데, 카라라는 배가 가는데 선장이 없어 표류한 것이 원천적인 이유 중 하나다.(홍 변호사, 정니콜 어머니, 한승연 아버지)

--소속사에 불신이 생긴 과정은.

▲소속사가 조금만 더 신경쓰고 소통해줬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이 대표님이 쓰러지신 후 여러 문제가 쌓이기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오지 않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다. 소속사는 이 대표님이 입원한 병원도 감췄다. 또 이 대표님 투병 후 한달도 채 안돼 소속사에서 처음 걸려온 전화가 현 경영진이 운영하는 쇼핑몰 모델 계약 건이었다. 부모들에게 계약 관련 문의가 온 건 처음이었는데 그 계약을 왜 해야하는지 묻자 현 대표가 추진하는 일이라며 설명해주지 않았다. 또 이메일로 '대표님 근황을 알고 싶다' '멤버들 활동 내역 좀 보내달라'고 하면 답변이 없어 전화하면 '메일로 줄 수 없다' '아이들 일정표를 보라'고만 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오늘은 뭐하니'라고 물으면 '몰라. 가봐야 안다'고 할 정도였다.(강지영 아버지, 한승연 어머니)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투명하지 않다고 여겼나.

▲일본어로 된 일본 '전속 계약서'를 멤버들에게 '일본 아티스트 등록 서류'라며 서명하게 했다. 물론 당시 한글 번역본을 보여줬지만 내용 파악이 어려워 사인을 한 후 사본을 달라하자 주지 않은 점도 비상식적이다.

또 일본지사 DSP재팬이 멤버들의 이름으로 일본에서 여러 계약을 했는데, 멤버들은 DSP재팬에 권한을 위임한다는 동의서조차 쓴 적이 없다. 그 계약서들을 입수해 살펴보니 계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아티스트가 많은 책임을 지도록 돼 있었는데 설명조차 없었다.

아울러 DSP미디어와 DSP재팬은 법 형식만 다를 뿐 한 회사인데, DSP미디어와 DSP재팬이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도 모른 채 일본 활동에서 생긴 수익을 DSP재팬이 선공제해 결국 소속사는 두개의 주머니에서 수익을 챙긴 셈이다.(홍, 부모들)

--한국과 일본 활동에 대한 수익 정산은 제대로 이뤄졌나.

▲지난해 9월과 12월 음원(음반), 방송과 관련해 두번의 수익 정산이 있었다. 그중 지난해 9월, 1-6월 활동 내역 정산을 위해 소속사와 처음 만났다. 당시 음원과 방송 활동만으로 정산한 건 마이너스였고 행사가 추가돼 간신히 플러스가 됐다.(홍, 정니콜 어머니)

--카라가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은 시점이어서 돈 문제로 비춰질 수 있는데.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다. 멤버들이 활동한 부분을 있는 대로 알려달라는 것이다. 매달도 아니고 적어도 두세달에 한번은 부모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한 결산 내역말고 다른 계약들이 남아있느냐고 묻자 소속사는 전부라고 했다. 여러차례 이메일을 보내 활동 내역을 궁금해하자 이달 초 20가지를 더 추가한 답변이 왔다. 계속 이런 상황이 생기니 신뢰가 안 깨지겠나.(정니콜 어머니, 한승연 어머니)

--현재 부모가 나서는 모양새가 됐는데 세 멤버의 생각은 어떤가.

▲며칠 전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어느 정도 의견 수렴을 했다. 멤버들은 다섯명이 해야한다는 걸 원칙으로 한다. 또 여러 문제가 해결되고 분위기가 좋은 상태에서 출발하고 싶어한다. (소속사 복귀 등) 여러 가능성이 있고 (소속사에) 여러 제안을 준비 중이다.(강지영 아버지)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를 강조했는데.

▲이 대표님의 부재에 이어 신뢰했던 이사도 퇴사했다. 위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안되고 밑에서 문제가 생기니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멤버들의 이름값에 비해 매니지먼트는 1970-80년대 수준이었다. 일본에서도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관리해 나이 어린 멤버들이 참은 게 많다. 지난해 발표한 '점핑' 활동도 아쉬움이 많은데, 일본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돌아올 땅은 한국이니 한국 활동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홍, 정니콜 어머니)

--카라 활동이 중단돼 현재 방송 중인 일본 드라마 '우라카라' 촬영이 시급한데.

▲'우라카라' 계약은 아직 사인이 안된 걸로 안다. 하지만 소속사와 논의 후 촬영 재개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홍)

--세 부모가 바라는 점은 뭔가.

▲카라 멤버들의 노력으로 쌓은 결과를 버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멤버들도 어떤 식으로든 봉합돼 활동하길 원한다. 부모 입장에서도 손해보고 양보하더라도 합의는 보려 한다.(강지영 아버지)

카라가 잘 되는 시점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할 때는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모여도 아이들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건 옳바른 처사가 아니다. 소속사가 멤버들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짧지 않나. 천천히 가도 탄탄히 가도록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했다.(정니콜 어머니)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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