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눈물'은 마지막 원시의 기록"

2010. 1. 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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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환경다큐멘터리 김진만ㆍ김현철 PD(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불타는 마지막 원시, 아마존에 대한 마지막 기록입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만난 MBC 환경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김진만(사진 왼쪽)ㆍ김현철 PD는 이 프로그램을 한마디로 요약해 달라는 주문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같이 말했다.

이번 3부작의 프롤로그로 작년 12월18일 방송한 '슬픈 열대 속으로'는 심야 다큐멘터리로는 경이로운 전국 시청률 15.7%(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했다.

두 PD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 것은 그동안 MBC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이야기는 자주 다뤘지만, 아마존은 아직 미지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현대 문명으로부터 원시 부족을 보호하려는 브라질 정부와 인디오 보호 단체인 푸나이로부터 정식으로 촬영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두 곳에 작년 3월 촬영 신청을 했으나 아마존의 미접촉 원시 부족인 조에(Zoe)족 촬영은 그로부터 8개월 뒤인 작년 11월에야 가능했다.

그 사이에 신종플루가 브라질을 비롯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이마저도 못할 뻔했다고 한다. 브라질 정부가 면역력 없는 원시 부족들에게 질병을 옮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긴 기다림 때문일까. 조심히 그 모습을 드러낸 아마존 밀림과 그 속에서 사는 원시 부족과의 만남은 제작진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줬다. 더불어 이를 TV를 통해 본 시청자들에게도 말이다.

김현철 PD는 "조에 족은 싸움이 일어나면 마을 사람들이 당사자를 찾아와 동시에 간지럼을 태운다. 그렇게 한바탕 크게 웃고는 서로 화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도 '욱' 해서 서로 싸우는 데 말이다. 어떻게 보면 참 쉬운 일이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순박한 모습은 말 그대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김진만 PD는 "아침 8시만 되면 간이 의료시설이 있는 우리 베이스캠프로 수십 명의 부족 사람들이 몰려왔다. 유럽 등지의 구대륙에서 옮겨온 말라리아 같은 질병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었다. 미안하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물론 촬영 기간 내내 이런 감동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김현철 PD는 현지 모기인 샌드플라이에 물려 혹부리 영감처럼 목 뒤가 크게 부어오르기도 했다. 지금은 부기가 많이 가라앉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 보고되지 않은 증상이라 치료도 쉽지 않다고 했다. 또 보트 전복으로 촬영진이 다치고 ENG 카메라 등의 고가 촬영 장비가 모두 물에 빠지는 사고도 있었다.

그럼 '아마존의 눈물' 중에서 제작진이 추천하는 장면은 어떤 것일까.김현철 PD는 "헬기를 타고 가면서 아마존의 전경을 비추는 장면이 아닐까. 밀림 속 1천여 곳에서 연기가 군데군데 올라오는데, 어느 순간 그 짙푸른 색의 밀림이 검은색의 재로 변한다. 정말 누가 선을 그어놓은 듯 딱 끊어진다. 각종 생물의 보고인 밀림이 콩과 소 농장을 만들려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찍으면서 아마존이 왜 불타는지, 밀림이 없어진다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부족과 생물이 사라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등을 스스로 물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 제목이 본래 '2009 아마존의 기록'이었으나 '지구의 허파'가 인간의 탐욕으로 소리없이 울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아마존의 눈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앞으로 '아마존의 눈물'을 영화화하고 책으로 출간하는 작업을 계획한다. 또 '북극의 눈물'부터 시작한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 4월쯤에는 남극으로 갈 예정이다. 남극에서 벌어지는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담을 또 다른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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