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런 "두번 불운 뚫고 뜰때까지 뛸거야"

2009. 11. 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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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페이스 오프' 런교통사고 대수술·2집 방송불가 시련… 체중 9㎏빼고 댄스로 정상 향해 질주

'만년 기대주' 런이 독기서린 질주를 시작했다.

런은 최근 미니 앨범 <페이스 오프(Face off)>를 발표했다. 그는 앨범 발표를 앞두고 세번째 개명을 했다. 2000년 그룹 OPPA의 멤버로 예명 '한글'로 활동한 것이 처음, 2008년 '이불'로 얼굴을 드러낸 게 두번째다. 그에게 런으로 이름을 개명한 이유부터 물었다.

"이불은 따뜻하게 덮어주는 발라드 노래를 부르겠다는 뜻이었어요. 다들 촌스럽다고 했지만 전 정감 있고 마음에 들었죠. 그래도 이번 노래가 빠른 댄스 곡이다 보니 이불이라는 이름과 어쩐지 맞지 않았어요. 강렬한 이름을 고민하다가 회사 직원들의 공모에서 런이 뽑혔죠."

그는 이름에 애착을 보였다. 런은 다양한 음악과 어울릴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고비마다 발목을 잡아온 불운을 떨치고 맘껏 질주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그는 2000년 OPPA 활동 당시에 무대에서 뛰어내리다가 복숭아뼈가 골절돼 핀을 박는 대수술을 받았다. 깁스를 하고 자전거 뒤에 타면서 무대에 올랐지만 차츰 대중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런은 당시를 떠올리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2008년부터 이불로 활동을 시작했다. 두번째 싱글 <사고치고 싶어>가 강한 표현 때문에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다. 그는 한 방송사에서 첫 방송 리허설을 준비하다 '유해물 판정'으로 돌연 출연 취소 처분을 받았다. 그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고를 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한다는 얘기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총맞은 것처럼> 같은 노래가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을 안했는데…. 첫 무대에서 막히기 시작하니까 힘이 빠지더라고요. 운동 경기에서 힘 한번 못쓰고 진 선수같다고 할까요."

그는 소속사의 양해를 구하고 1주일 간 홀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 마음을 추스렸다. 계속된 불운을 접하며 '음악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숱하게 해야 했다. 데뷔 10년째를 맞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불투명한 미래가 주는 불안감이 그를 괴롭혔다. 이어진 방황과 은둔에도 그는 무대를 포기할 수 없었다. 런은 "불운이라는 게 있다면 언제까지 날 괴롭힐 수 있는지 그 끝을 보고 싶었어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일종의 오기죠"라며 의연한 미소를 지었다.

런의 오기서린 타이틀 곡 <강력한 그녀>는 힙합 리듬이 깔린 댄스 곡이다. 직설적인 가사는 시인 원태연의 작품. 강렬한 비트에 맞춰 184cm의 장신이 그려내는 안무 동작은 '두고' 볼만하다. 그간의 설움을 한풀이 하듯 런은 힘과 리듬을 조화시키며 세련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가사를 보고 원태연 시인이 쓴 게 맞나 의심했죠. '무서운 폭탄' '상상 초월' '사랑에 꽂혀' 같은 가사가 직설적이었어요. 이런 가사가 노래와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랐어요. 무대에서는 율동감을 주려고 했어요.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중성적인 동작이죠."

런은 이번 활동을 앞두고 체중을 9kg 이상 감량하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절실함 보다 '될 때까지'라는 근성을 가지게 됐다는 그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발라드와 댄스만 보여드렸지만 재즈나 록도 좋아해요. 음악적 폭을 넓히고 있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전체를 조율하는 프로듀서가 돼야겠다는 마음도 먹었어요. 몇 년 뒤에는 당당하게 제가 만든 노래를 프로듀스해서 무대에 올려야죠. 그 때까지 절대 쓰러지지 않습니다. 지켜봐주세요.하하."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사진=김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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