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지연 기자]
행여 좋아하는 마음을 들킬까 노심초사다. 괜히 그녀 앞에만 서면 버럭 목소리가 커지고, 얼굴은 못 볼 것을 본 양 딱딱하게 굳는다. 좋아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다.
최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진 남자 선우환(이승기 분)의 모습이다. 그는 요즘 자신이 일명 '스파이'로 부르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 같은 여자 고은성(한효주 분)에게 푹~ 빠져 버렸다.
첫 사랑의 설렘이란 이런 것일까. 최근 SBS 주말드라마 '
찬란한 유산'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려 하지만 언뜻 언뜻 드러나는 행동 속에서 은성을 향해 '사랑의 레이저'를 쏘아대는 선우환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급기야 불가능할 것 같던 시청률 40%도 넘보고 있다. 지난 28일 '찬란한 유산'은 39.9%(TNS 기준)를 기록, 40% 고지가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찬란한 유산'의 뜨거운 인기 속에는 '막장 드라마'에 지쳤던 시청자들이 오랜만에 만나는 가슴 설레는 드라마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남편 혹은 아내의 불륜으로 가정은 파탄이 나고 배신한 상대에게 복수를 꿈꾸는 지저분한 치정극으로 치닫던 기존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안식처가 됐다.
원래 사랑은 그렇게 가슴 설레는 '달콤쌉싸롬'한 초콜릿 같았음을 기억하게 했다. 어머니들에게는 잊혀져가는 감성을 다시 일깨워 주고, 소녀들에게는 가슴 콩닥콩닥하는 사랑을 기다리게 하는 '
연애소설' 같다.
게다가 사랑을 그려가는 과정 또한 기존 불륜극과는 많이 다르다. 승미(문채원 분)와 그녀의 엄마 백성희(김미숙 분)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 시간이 있기에 은성에 대한 신뢰의 끈을 놓지 않는 선우환을 보며 사랑은 역시 '신뢰'라는 대지에 뿌리를 내려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듯 너무 쉽게 사랑하고 쓰임이 다하면 그냥 버려지는 사랑이 아니란 말이다.
오랜만에 만나보다는 정통 연애소설이다. '정통'이 선사하는 '속 깊은 이야기'가 불륜에 지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SBS 드라마 관계자는 "'찬란한 유산'은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밀고 당기기의 묘미를 잘 살려 자칫 고루해질 수 있는 주말극의 재미를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소재와 2,30대 젊은이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랑이야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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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