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성기 노출 과연 필요했을까?

2009. 4. 3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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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괴물 아닌 사람 이야기

박찬욱 감독은 논란작을 양산해 왔다. <복수의 나의 것><올드 보이><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진 복수 3부작에 이어 개봉을 앞둔 <박쥐>(제작 모호필름) 역시 뚜껑이 열리자마자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박쥐>의 최대 쟁점은 놀랍게 주연을 맡은 송강호의 노출이다. "충격적인 장면이 많아서 베드신을 기억이나 할 지 모르겠다"라는 김옥빈의 말대로, 언론은 송강호의 성기 노출 장면 알리기와 분석에 총력을 기울였다. 제작진은 이 장면에 대해 "꼭 필요했다"고 입을 모은다.

상현(송강호)이 자신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신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강간을 범하는 장면에서 노출은 필수였다는 주장이다. 송강호는 "그 장면이 순교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자기 본인의 치욕적이고 수치스런 모습을 보임으로서 잘못된 구원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종의 순교의식을 치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갸우뚱한 언론도 적지 않았다. 상현이 강간을 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가능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궁극적으로 상현의 성기를 보고 떠드는 이들은 영화 속 신도가 아니라 영화 밖 관객들이다. 관객들은 결국 '상현의 성기'가 아니라 '송강호의 성기'를 본 셈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신도를 바라보는 상현의 발가벗은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신도들이 성기를 봤다고 인식할 수 있다. 이보다는 화제를 모으기 위한 장치이거나, 해외 영화제에서 배우로서 송강호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함이 컸던 것 같다. 동시에 노출 때문에 이목이 집중된 어린 배우 김옥빈의 부담을 덜어주는 기능을 했다"고 말했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놓고도 설전이 오간다. "한국형 뱀파이어 영화라는 새로운 시도다"라는 호평과 "대중적으로 성공할지는 미지수다"는 의견이 혼재한다.

오는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할 경우 이례적인 성과를 기대된다. <박쥐>의 제작 관계자는 "상업 자본과 상업 배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흥행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단순히 즐기는 영화가 아니라 깊이 생각해 볼 만한 내용과 의미를 담았다. 작품성도 겸비했다는 뜻이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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