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 얼굴에 흉터를?..이정재 "과감한 시도였다"

2013. 9. 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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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언혁,이정민 기자]

영화 < 관상 > 에서 수양대군 역의 배우 이정재가 10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지난 2월, 배우 이정재는 영화 < 신세계 > 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정재는 이자성이라는 인물을 소화하며 최대한 감정을 억눌렀다. 그로부터 7개월 후. 그는 영화 < 관상 > 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그가 분한 수양대군은 그동안 절제했던 감정을 거침없이 발산하는 캐릭터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극과 극의 연기 스타일을 선보인 이정재를 만났다. 잠깐의 생각 뒤에 이어지는 차분한 말투와 매력적인 눈웃음은 < 관상 > 속 수양대군과는 완전히 달랐다.

매 촬영 특수분장까지

"흉터 지울 때마다 아팠어요"

ⓒ 이정민

이정재를 < 관상 > 으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캐릭터였다. 수양대군의 남성성을 부각하기 위해 이정재는 특수분장으로 얼굴에 흉터를 만들었고, 평소보다 낮은 톤의 목소리를 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수양대군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다는 이정재는 "좋은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이 모두 담긴,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다른 배우가 했어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을 텐데 내가 해서 행운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역대 왕 역할을 소화한 배우들의 얼굴에 흉터를 만든 적이 있나요? 전 한 번도 못 본 것 같습니다. 자료를 통해 수양대군이 활동적인 남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촬영할 때마다 액체를 발라 특수분장을 했어요. 피부가 당기기도 하고, 나중에 뗄 때도 뜨거운 물을 계속 맞아야 하죠. 아프기도 하고, 연기할 때 불편하기도 하지만 캐릭터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이정재에게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고 하지만, 그는 "악역 같기만 했다면 출연을 더 고민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영시간 때문에 편집된 장면에는 인간적인 수양대군의 모습이 많이 담겼다고. 기 싸움을 벌이는 김종서(백윤식 분)에 대해 이정재는 "선대를 모신 신하이기에 기본적인 예우는 지키지만, 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면서 "그래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주로 백윤식, 송강호와 호흡을 맞추지만, < 관상 > 에서는 이들 외에도 배우 김혜수와 조정석, 이종석 등이 제 몫을 다한다. 영화 < 도둑들 > (2012)로 멀티 캐스팅 영화를 소화했던 이정재는 "연기도, 홍보도 훌륭한 이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난다"면서 "다만 다들 연기를 잘하니까 연출자가 완성본을 편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배우의 힘으로 개봉 초반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

왜 활동 안 해요? "시나리오 고르다가 훌쩍 지났네"

ⓒ 이정민

1993년에 데뷔해 20년 동안 꾸준히 배우의 삶을 사는 이정재. 하지만 영화 출연은 2년에 한 번꼴이었다. 신비주의를 의도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전혀 아니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그러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난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고 싶은 것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흘렀고, 시나리오를 고르다가 몇 년이 훌쩍 지났다.

" < 하녀 > 에 출연하기로 하면서부터 '작품 수를 늘려야겠다'고 각오했습니다. 그전에는 거의 2년에 1편 정도 출연했나. 일을 등한시한 건 아닌데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의도하지 않게 시간이 많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워낙 한국영화 붐이 있고, 작품 수도 많아졌잖아요. 시나리오와 영화의 질이 월등하게 좋아지니까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굉장히 수월해졌습니다."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늘 물었다. "이정재씨, 왜 활동 안 해요?"라고. 이정재는 이 말을 듣고 '그만큼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는 매니저와 함께 영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출연하게 된 영화가 < 도둑들 > 과 < 신세계 > < 관상 > 이다. "전성기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정재는 "일을 많이 해서 그런가 보다. 앞으로 계속 안 끊기게 해야지"라고 했다.

"꾸준히 일하는 게 바람입니다. 일단 운이 따라야죠. 좋은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고, 스케줄도 맞아야 하고. 스케줄이 안 맞으면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시나리오나 캐릭터가 항상 좋은 것만 오지는 않으니까요. < 신세계 > 의 프리퀄은 이제 시나리오 작업 중입니다. 내년을 목표로 쓰고 있는데 그 전에 다른 작품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던 세심하게 신경 써서 준비할 생각입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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