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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찌질함이 멋질 수 있다니요.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를 듣곤 “노래 참 잘한다”, ‘뭘해도 예쁜걸’을 듣곤 “어, 이 가수 누구지?”, ‘좋아’를 듣곤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달달한 노래가 의아해 포털사이트에 길구봉구란 독특한 이름을 가진 가수를 쳐봤던 기억이 난다.

길구봉구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3년, SBS 주말드라마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 메인 테마곡 OST로 삽입되면서부터다. 애잔한 멜로디와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드라마 게시판에 노래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며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그들의 독특한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

길구봉구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은 사실 꽤나 단순한 조합이다. 강길구와 이봉구, 두 사람의 본명을 합친 팀명이다.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우리가 부르는 노래는 찌질한 가사가 대부분”이라고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말문을 뗀 남성 듀오 길구봉구의 두 사람, 강길구와 이봉구를 bnt뉴스가 만났다.

Q. 둘이 만나 독특한 팀명을 지었다. 누가 봐도 흔한 가수명은 아니다.

(봉구) “본명이다. 많은 후보 이름들이 있었는데 고심 끝에 모두 배제하고 길구봉구란 팀명으로 정했다. 대중분들이 들었을 때 쉽게 귀에 들어오고,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는데 그게 길구봉구였다.”

Q. 후보 이름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봉구) “쌍구, 구2, 구구브라더스, 길구N봉구, 좀 겉멋이 든 이름들?(웃음) 실제로 우리가 해외에서 쓰는 이름은 GB9이다. 사실 GB9이 처음에 제일 유력한 이름이었다. 길구봉구라는 이름으로 팀명을 결정했을 때 걱정이 됐었던 건 우리가 웃기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지 않을까란 우려? 하지만 지금은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 좋다.”

Q. 대표적으로 알려진 노래들 중 달달한 사랑노래가 유난히 인기를 끌었다. 길구봉구가 부르면 어떤 노래든 달달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노래만 들었을 땐 둘 다 연애 고수들 같다.

(봉구) “우리 노래를 듣다보면 찌질한 가사가 대부분이다. ‘내가 더 잘할게’ ‘내가 그냥 할게’ ‘당신이 최고야’ 같은 가사처럼. 나쁜 남자 같은 내용은 전혀 없다.(웃음) 그런 게 우리 연애관하고도 관계가 있긴 한 것 같다.”

(길구) “실제로 둘 다 찌질하다. 좋게 보면 순정파, 나쁘게 생각하면 올인하는 스타일. 남들이 볼 때는 질질 끌려 다닌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우리 노래는 우리가 직접 작사를 한 곡이 대부분이다. (연애) 경험을 할 때마다 적어놓는 편이다. ‘뭘해도 예쁜걸’처럼 그 사람보고 느낀 것 적어놨다가 노래 가사에 녹여내기도 하고. 그러면서 그 상황이 떠오르기도 한다. 조금 슬프다. 달달하지만은 않다. 지나간 이야기지 않나. 음, 지금은 너무 오래돼서 달았던 기억이 없다.(웃음)”

Q. 최근 보컬신 하동균과 작업했다. ‘그래, 사랑이었다.’는 어떤 곡인지 궁금하다.

(봉구) “‘그래, 사랑이었다.’는 연인을 만났을 당시에 치열하기도, 싸우기도, 안 좋은 기억이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조차도 사랑이었다는 것을 말하는 노래다. 기억의 모든 것들이 사랑이었다는 이야기.”

(길구) “이 노래조차도 찌질하다.(웃음)”

(봉구) “(하)동균이 형을 개인적으로 알기 전부터 우리는 하동균이란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자란 시대다. 정말 존경했던 가수다. 이후 개인적으로 안면이 있고 나서부터 (하동균) 형이랑 항상 이야기했던 게 ‘같이 앨범 내자, 만들어보자’란 이야기였다. 타이밍이 잘 맞아서 같이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가사도 써 주시고, 많이 도와주시고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Q. ‘복면가왕’에 물찬 강남 제비, 봉구였다. 길구는 바로 알아 봤는지 궁금하다.

(길구) “당연하다. 보자마자 알았다. 이놈이 나왔구나. 누가 봐도 너무 티가 났다. 뿌듯했다.  근데 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불러도 절대 안 갈 거다. 이렇게 말해야 불러주지 않을까?(웃음) 음악 프로그램 외에는 음식 프로그램에 한번 나가보고 싶다. 대놓고 먹을 수 있지 않나. 난 진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봉구) “(길구) 형이 보고 나서 ‘너 나왔더라?’고 했다. ‘너 맞지?’도 아니고 ‘너 나왔더라?’였다.(웃음) 길구 형에게 정말 고마운 게 ‘듀엣가요제’ 녹화 때 내가 총 12회 출연을 했는데 12회 모두 형이 와줬다. 리허설 하고 나면 조언도 주고, 도움을 많이 줬다. 매 번 와줬다. 그래서 ‘듀엣가요제’ 작가분들은 실제로 나보다 길구 형을 더 좋아한다.”

(길구) “왔다 갔다 할 때도 내 차 타고 내가 갔다.(웃음)”

Q. 가족 같다. 둘이 성향은 좀 맞나. 되게 친한 것 같다.

(봉구) “길구 형이랑 나랑은 하나부터 열까지 똑같은 게 단 하나도 없다.(웃음) 키 빼고. 성격, 이상형, 이성을 보는 눈도 전혀 겹치지 않는다. 근데 그래서 오히려 더 잘 맞는 것 같다.”

(길구) “난 그냥 여자 분들을 좋아하고, 봉구는 이상형이 있고.(웃음)”

Q. 그렇다면 둘의 다른 이상형의 모습이 궁금하다.

(길구) “사실 옛날에는 도도하지만, 허당 매력이 있는 여자 분들을 좋아했다. 근데 지금은 착한 분이 좋다.”

(봉구) “나는 수수한 사람이 좋다. 뭐든 과하지 않은 사람. 적당한 느낌이 좋다.”

Q. 이상형이 본인의 모습하고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봉구) “나는 그런 것 같다. 뭐든지 과하지 않길 원한다. 근데 길구 형은 도도한 이상형과는 달리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이다. 본인은 자꾸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하는데, 막 되게 냉정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전혀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느낌이다. 좋아하는 여자한테도 그렇다. 본인이 자꾸 나쁜 남자를 추구하는데 전혀 아니다.(웃음)”

(길구) “나쁜 남자이고 싶다. 약간 도도해보이고 싶다.”

Q.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를 기점으로 대중들에게 길구봉구란 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봉구) “우리도 참 신기했다. 그 노래가 우리가 처음 작사, 작곡을 한 노래인데 사실 기대를 많이 안했다. 우리는 참 아끼는 노래지만 과연 대중분들이 좋아하실까란 의문은 있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주셔서 신기했다. 사실 맨 처음에 회사 대표님이 이 노래를 좋아하시진 않았다. 이 노래로 앨범 내고 싶다 했을 때 ‘이 노래 별론데’ 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노래가 OST로 나온다고 했을 때 굉장히 기쁘고 감사하면서도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조금 아쉽긴 했다. ‘길구봉구 앨범으로 나갔으면 좋았을텐데’란 생각 때문에. 드라마에 삽입 되고 나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됐다. 빵 뜬 게 아니라 마니아층들이 조금씩 알아 주셨던 것 같다. 빵 떠서 금방 잊혀지는 것보다 천천히 조금씩 알아봐 주시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사장님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를 제일 좋아하신다. 그런 곡 또 하나 내자고 하신다.(웃음) 그래서 희망이 생겼다. ‘우리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해주네?’란 희망. 그래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던 곡이다.”

(길구) “그 노래를 대중분들이 꾸준히 들어주시더라. 사실 드라마 OST로 쓰이지 않았다면 나오지 못할 노래였다. 지금처럼 꾸준히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Q. 그렇다면 길구봉구가 하고 싶은 음악이 가장 많이 반영된 곡이 있을까.

(길구) “‘뱅’은 우리가 정말 아끼는 곡이다. 굉장히 딥한 노래다. 그렇기 때문에 ‘뱅’ 속에서 시도도 많이 했고, 더 신경도 많이 썼다. 보컬적인 부분도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굉장히 처절하고 찌질한 곡이다. 참, 이것도 어찌 보면 되게 찌질하다. ‘그 땐 왜 그랬을까, 지금 너무 후회돼, 그 때 잘 해줘야 되는데, 잘 해주지 못했네’ 이렇게 후회하는 곡이다.”

Q.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궁금하다.

(길구)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실제로 많이 해보는 편이다. 그렇지만 조금 정리가 되어야 할 필요는 느낀다. 길구봉구란 이름에 걸맞은 느낌의 노래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달달한 노래들이 많이 알려지기니 했지만 굉장히 딥하고 슬픈 노래도 시도를 많이 했었다.”

(봉구) “대중분들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 알고 싶기도 했고, 우리도 욕심이 있어서 여러 장르나 스타일을 시도해봤다. 달달한 음악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뭘해도 예쁜걸’ 좋아해주시고, 달달한 노래는 아니지만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도 많이 사랑해주셨다. 그런 장르들은 앞으로도 더 잘 만들어서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Q. 뮤직웍스 소속 가수다. 회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떤지 궁금하다.

(봉구) “가족적인 분위기다. 대표님도 되게 동네 아저씨 같다.(웃음) 모난 사람이 없고 모든 팀이 다들 너무 밝다. 유성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특히 우리는 아이돌 그룹 마이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길구)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분위기가 참 좋다. 특히 마이틴, 봉구하고 나는 마이틴만 믿고 있다. 빨대 꽂을 준비를 하고 있다.(웃음) 지금은 그 친구들이 따로 선생님이 계시지만 예전에는 내가 친구들 트레이닝을 했었다. 아직 중간 중간 연락이 온다. 모든 건 밥으로 해결된다. 그 친구들이 ‘이런 점이 어렵고 안돼요’하면 알려주는 척 하면서 ‘밥 먹자’하고 밥 먹는다.(웃음)”

(봉구) “4월 달에는 공민지 씨도 나온다. 분위기가 너무 좋다. 빨대는 (공)민지 씨 등에도 꽂을 예정이다.(웃음)”

Q. 작년 이맘때 즈음이다. 2016년 2월 데뷔 후 3년 만에 첫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봉구) “우리가 예전에 항상 인터뷰 할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 물으면 ‘공연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항상 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여러 장르를 해보고 싶은 게 공연할 때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서다. 발라드 가수, 댄스 가수 등 우리 이름 앞에 타이틀이 안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 그 시작이 작년 단독 공연이었다.”

(길구) “계속 신나거나, 혹은 처지거나가 아니라 웃다가 울다가 할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 다양한 흐름을 이끌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올해 5월 초에 또 공연을 한다. 이번에는 유성은 씨랑 같이 조인해서 공연할 예정이다.”

Q. 인맥들이 대단한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나 보다.

(봉구) “린 누나랑 친하고, 이적 형, 나비, 투빅이랑 친하게 지낸다. 이적 형은 고민 있을 때 전화 드리면 항상 너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는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투빅은 우리랑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자주 듣는다.(웃음)”

“투빅이 이야기해준 거다. 예전에 한 번은 투빅이 행사를 갔는데 길구봉구인 줄 아는 분들이 있었다더라. 그래서 투빅이 진짜 우리 노래를 불렀다더라. ‘길구봉구 노래 한 곡 할게요’라면서.(웃음) 워낙 친하니까.”

(길구) “실제로 투빅하고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다. 강남역 근처를 걸어가는데 자꾸 어떤 분이 ‘맞죠? 투빅이죠?’라고 물어보셔서 아니라고 말씀 드렸는데 3분 있다가 또 오셔서 투빅 맞는데 왜 거짓말 하냐고 하시더라.(웃음) 많이들 헷갈려하시는 것 같다. 이미지가 비슷하니까. 듀엣이고, 덩치도 있고. 그런 경험 때문에 재밌다. 아예 합칠까봐(웃음).”

Q. 정말 그렇다. 사실 비슷한 이미지의 남성 듀엣 팀들이 꽤 있다. 그 중에서 본인들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길구) “우리는 서로 완전히 다른 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잘 어우러지는 소리를 낸다고 생각한다. 목소리로만 보면 완전 다른 색이지만 느낌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우리는 듀엣곡을 하더라도 서로 쉬는 부분이 없다. 한 명이 메인으로 부르면, 다른 한 명은 화음을 낸다. 하나로 뭉쳐지는 시너지가 좋은 것 같다. 비슷한 듯, 또 다른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Q. 평소에도 둘이 자주 붙어 다닐 것 같다.

(길구)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한다. 연습할 때 아니고는 잘 안 만난다. 10년 동안 너무 붙어 다녔다. 둘이 만나도 이제는 할 게 없다. 같이 안 있어도 뭐 하고 있는지 안다. 봉구는 분명 같이 코러스 하던 친구들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맛있는 걸 먹고 있을 테고, 혹은 혼자 한 잔 하고 들어갔을 것이다. 뻔하다. 비즈니스 관계. 우리, 이 관계 유지하자.(웃음)”

(봉구) “지금은 비즈니스 관계다.(웃음) 길구 형은 같이 안 있어도 뭐 하고 있을지 그림이 그려진다. 항상 커피숍에서 사람들 커피 사주고, 밥 사주고, 길구 형이 술을 잘 안 마셔서 커피숍을 가거나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 평소에는 사실 그렇게 많이 보진 않는다. 너무 가족이다. 친누나를 자주 보진 않지 않나. 그런 느낌이다. 친형 같은 형이라서, 형의 친구들도 모르는 사람 없이 너무 잘 알고, 그냥 친형과 친동생 같은 느낌이다.”

(길구) “서로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안다.”

Q. 오랜 무명생활,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견뎠는지 궁금하다.

(길구) “우리가 지금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 여러 회사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군대 다녀와서 일본이든 어디든 음악하기 좋은데 가서 새로 시작하려 했다. 그러다 지금 회사 대표님을 만난 거다. 그 이후에 앨범 나오는 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작업하면서 ‘앨범 한 장 내는 가수들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우리 둘 다 바보 같은 게 어린 마음에 ‘안 해’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둘 다 힘들어도 그만두자는 말을 안했다. 단순했다. 서로 다른 회사에 있을 때도 하지말잔 소리는 절대 안 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첫 정식 데뷔를 2013년에 한거다.”

(봉구) “첫 데뷔 당시가 내가 스물여덟, 길구 형이 서른 하나였다. 늦게 데뷔를 한 셈이다. 이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배도 고프고,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사랑받는 가수가 되겠지’란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욕심이 사라졌다. 조금씩 내려놓으니까 좋은 기회가 생겼던 것 같다. 억지로 하려고 하면 더 안됐던 것 같다.”

“감사하다. 좋다. 어떤 의미로 봤을 때 지금 현실에 만족한다.”

(길구) “30살이 넘으면 아무래도 여유가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Q.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길구) “오래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노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곡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 그래서 오래 오래 노래하고 싶다.”

(봉구) “공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늙고 나이가 들어서도 이문세, 양희은, 전인권 선생님들처럼 꾸준히 공연하는 가수. 그때도 우리 음악을 들으러 공연을 찾아오는 대중분들이 있는, 그런 공연하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친 후 이들의 말에 따르자면 곧 길구봉구의 유난히 찌질하다는 그 가사들을 들여다보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미덕으로 자리잡아버린 ‘쿨’함은 낭만으로 비춰질 수 있었던 것들을 ‘찌질함’으로 만들어버리고야 말았기 때문에.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항상 좋게 좋게, 쿨하게 넘어가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때론 체면 차리는 쿨함보다 솔직한, 용감한 찌질함이 더 와 닿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