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데이빗 보위와 비욘세의 해, 전 세계가 호평

윤태호 입력 2016. 12.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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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음악 매체들이 선정한 2016년 '올해의 앨범'

[오마이뉴스윤태호 기자]

지난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해외 주요 음악 매체들의 2016년 결산이 얼마 전에 끝났다. 미국의 롤링스톤(Rolling Stone), 스핀(Spin), 피치포크(Pitchfork), 영국의 모조(Mojo), 언컷(Uncut), 엔엠이(NME), 큐(Q) 등은 자신들의 베스트를 공개하며 색깔을 드러냈다. 매체별 톱 10과 함께 2016년을 빛낸 앨범들을 소개한다.

 Beyonce 'Lemonade'
ⓒ Sony Music
비욘세의 <레모네이드>
롤링스톤 1위, 피치포크 3위, 스핀 6위, 언컷 10위, 엔엠이 11위, 모조 12위, 큐 13위

변하지 않는 남성 중심 사회에 대한 분노와 자신을 포함한 여성의 고통을 그린 대서사시다. 제임스 블레이크, 잭 화이트, 위켄드, 켄드릭 라마까지 다양한 뮤지션과의 협업을 통한 비욘세의 음악적 탐구와 집요한 문제 제기의 성과는 실로 눈부시다.

레게풍의 '홀드 온(Hold Up)', 레드 제플린의 비트를 샘플링한 로큰롤 '돈트 허트 유어셀프(Don't Hurt Yourself)', 정제되지 않은 발라드 '샌드캐슬스(Sandcastles)' 등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눈과 귀로 경험할 기회다.

롤링 스톤의 2016년 Top 10
1. Beyonce <Lemonade>
2. David Bowie <Blackstar>
3. Chance the Rapper <Coloring Book>
4. Car Seat Headrest <Teens of Denial>
5. Frank Ocean <Blonde>
6.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7. Rolling Stones <Blue & Lonesome>
8. Kanye West <The Life of Pablo>
9. Leonard Cohen <You Want It Darker>
10. Young Thug <Jeffery>
 Solange 'A Seat At The Table'
ⓒ Sony Music
솔란지의 <어 시트 앳 더 테이블>
스핀 1위, 피치포크 1위, 롤링스톤 11위, 언컷 18위, 모조 22위, 엔엠이 41위, 큐 42위

다채로운 구성과 매력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솔란지의 세 번째 앨범은 한 번만 들어도 깊은 여운이 남는다. 언니 비욘세와 같은 해에 앨범을 발표한 것은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지만, 흥미로운 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는 공통된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다. 솔란지는 부드러우면서도 굳건한 모습으로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매력적인 보컬이 빛나는 '크레인스 인 더 스카이(Cranes In The Sky)', 릴 웨인이 피처링한 감각적인 소울 트랙 '매드(Mad)', 심플한 구성과 비트가 돋보이는 '돈트 터치 마이 헤어(Don't Touch My Hair)', 절로 몸이 반응하게 되는 '주니(Junie)' 등 플레이를 시작하면 쉽게 멈출 수 없는 곡들이 이어진다. 반복된 투쟁에 지친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자전적인 앨범이다.

스핀의 2016년 Top 10
1. Solange <A Seat at the Table>
2. Frank Ocean <Blonde>
3. David Bowie <Blackstar>
4. A Tribe Called Quest <We got it from Here… Thank You 4 Your service>
5. The 1975 <I Like It When You Sleep, for You Are So Beautiful yet So Unaware of It>
6. Beyonce <Lemonade>
7. Chance the Rapper <Coloring Book>
8.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9. Angel Olsen <My Woman>
10. Bon Iver <22, A Million>
 Frank Ocean 'Blonde'
ⓒ Boys Don't Cry
프랭크 오션의 <블론드>
피치포크 2위, 스핀 2위, 롤링스톤 5위, 모조 7위, 엔엠이 10위, 큐 17위, 언컷 30위

프랭크 오션의 두 번째 앨범은 데뷔작 [채널 오렌지<Channel Orange>]보다 더 내향적이고 개인적이며 불안해 보이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뛰어난 표현력이 돋보이는 톱 트랙 '나이키스(Nikes)', 우아하고 낭만적인 '핑크 + 화이트(Pink + White)', 비틀즈의 '히어, 데어 앤드 에브리웨어(Here, There And Everywhere)'를 샘플링한 '화이트 페라리(White Ferrari)', 엘리엇 스미스의 '어 폰드 페어웰(A Fond Farewell)'을 샘플링한 '지크프리드(Seigfried)' 등 아름답고 감성적인 '그의 이야기와 음악'은 점차 '우리의 이야기와 음악'이 되어간다.

 Angel Olsen 'My Woman'
ⓒ Jagjaguwar
엔젤 올슨의 <마이 우먼>
피치포크 9위, 스핀 9위, 엔엠이 13위, 언컷 20위, 모조 28위, 롤링스톤 34위

플릿우드 맥, 티렉스가 동시에 떠오르는 곡들과 앤젤 올슨만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는 신비한 팝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묘한 분위기의 신스팝 트랙 '인턴(Intern)'을 30초만 들어도 '이건 끝까지 들어봐야 하는 앨범'이라는 직감이 온다.

변화를 시도한 '네버 비 마인(Never Be Mine)', '셧 업 키스 미(Shut Up Kiss Me)'에서는 강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후반부에 자리한 '시스터(Sister)', '도즈 워 더 데이즈(Those Were The Days)'는 한결 자연스러워진 보컬로 따뜻하게 소통하며 앨범의 정점을 찍는다.

피치포크의 2016년 Top 10
1. Solange <A Seat at the Table>
2. Frank Ocean <Blonde>
3. Beyonce <Lemonade>
4. David Bowie <Blackstar>
5. Kanye West <The Life of Pablo>
6. Chance the Rapper <Coloring Book>
7. A Tribe Called Quest <We got it from Here... Thank You 4 Your service>
8. ANOHNI <Hopelessness>
9. Angel Olsen <My Woman>
10.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David Bowie 'Blackstar'
ⓒ Sony Music
데이빗 보위의 <블랙스타>
모조 1위, 큐 1위, 언컷 1위, 롤링스톤 2위, 스핀 3위, 피치포크 4위, 엔엠이 6위

데이빗 보위가 죽었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에 망연자실하며 집에 돌아오니, 택배가 와 있었다. 배송 지연으로 주말을 넘기고 받은 택배는 아이러니하게도 새 앨범 <블랙스타(Blackstar)>였다. 머나먼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린 그를 그리워하며, 2016년 내내 이 앨범을 들었다.

10분에 달하는 기괴한 타이틀곡 '블랙스타(Blackstar)'부터 완벽한 피날레 '아이 캔트 기브 에브리씽 어웨이(I Can't Give Everything Away)'까지, 불안과 혼란이 혼재된 일곱 개의 노래는 지금껏 상상할 수 없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고통스러워도 쉽게 멈출 수 없는 '라자루스(Lazarus)'의 비장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삶의 빛이 점점 희미해져도 창작열이 식지 않았던 데이빗은 과거보다 더 대담하게 실험했고, 도니 맥캐즐린과의 협업 또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블랙스타>는 데이빗이 죽지 않았어도 '완벽한 올해의 앨범'이다.

 Nick Cave & The Bad Seeds 'Skeleton Tree'
ⓒ Bad Seed Ltd.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의 <스켈레톤 트리>
모조 3위, 언컷 3위, 큐 5위, 피치포크 15위, 롤링스톤 20위, 엔엠이 24위, 스핀 27위

지난해 아들을 잃은 닉 케이브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느리고, 무겁게 가라앉아있으며, 닉의 보컬은 담담하다.

비통하면서도 아름다운 '링즈 오브 새턴(Rings Of Saturn)', '걸 인 앰버(Girl In Amber)', '아이 니드 유(I Need You)', 소프라노 엘스 토르프가 참여한 '디스턴트 스카이(Distant Sky)' 등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안은 사람들까지 따뜻하게 위로한다.

모조의 2016년 Top 10
1. David Bowie <Blackstar>
2. Michael Kiwanuka <Love & Hate>
3. Nick Cave & The Bad Seeds <Skeleton Tree>
4. Lambchop <Flotus>
5. Leonard Cohen <You Want It Darker>
6. Iggy Pop <Post Pop Depression>
7. Frank Ocean <Blonde>
8. Paul Simon <Stranger To Stranger>
9. PJ Harvey <The Hope Six Demolition Project>
10. Heron Oblivion <Heron Oblivion>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 Kang & Music
라디오헤드의 <어 문 쉐이프드 풀>
언컷 2위, 큐 6위, 롤링스톤 6위, 스핀 8위, 피치포크 10위, 모조 11위, 엔엠이 22위

쉽게 감상을 멈출 수 없었다. 일요일 내내 앨범을 들으며 곧 다가올 '끔찍한 월요일'마저 잊었다. 정교하고 선명한 톱 트랙 '번 더 윗치(Burn The Witch)'를 지나 쉽게 헤어날 수 없는 '데이드리밍(Daydreaming)', 편안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덱스 다크(Decks Dark)'로 흐르는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다.

한없이 아름다운 '글래스 아이스(Glass Eyes)', 오케스트라와 함께 원숙함을 드러내는 '더 넘버스(The Numbers)', '팅커 테일러 솔져 세일러 리치 맨 푸어 맨 베거 맨 씨프(Tinker Tailor Soldier Sailor Rich Man Poor Man Beggar Man Thief)'를 지나 '트루 러브 웨이츠(True Love Waits)'에 도달했을 때의 행복감은 깨고 싶지 않은 달콤한 꿈을 꾸는 것에 비견된다. "이게 마지막은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할 정도로 탄탄하고, 다양하며, 아름답기까지 한 걸작이다.

 Anohni 'Hopelessness'
ⓒ Kang & Music
아노니의 <호플리스니스>
언컷 8위, 피치포크 8위, 스핀 19위, 큐 20위, 롤링스톤 35위, 모조 42위, 엔엠이 43위

안토니 앤 더 존슨스의 안토니 헤가티가 아노니라는 영적 이름으로 발표한 첫 앨범이다. 어지러운 세상의 진실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고 싶었던 아노니는 에너지가 필요했고, 일렉트로닉을 통해 그 에너지를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완성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는 분노가 담긴 목소리와 노이즈가 더해졌다.

전쟁, 환경파괴, 자본주의와 남성의 폭력을 이야기하는 아노니에게 두려움은 없어 보인다. 기후 변화 같은 환경문제와 페미니스트의 견해를 서로 연결하는 '퓨처 페미니즘'을 계승한 앨범은 숭고함이 느껴진다. 귀가 번쩍 뜨이는 톱 트랙 '드론 봄 미(Drone Bomb Me)'는 몇 번을 들어도 설렌다. 유일무이한 보컬을 만끽할 수 있는 '아이 돈트 러브 유 애니모어(I Don`t Love You Anymore)', '크라이시스(Crisis)'도 빼놓을 수 없다. 즐거움을 선사하는 음악으로 세상의 완벽한 변화를 거듭 촉구하는 의미심장한 첫걸음이다.

언컷의 2016년 Top 10
1. David Bowie <Blackstar>
2.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3. Nick Cave & The Bad Seeds <Skeleton Tree>
4. Leonard Cohen <You Want It Darker>
5. Ryley Walker <Golden Sings That Have Been Sung>
6. PJ Harvey <The Hope Six Demolition Project>
7. Sturgill Simpson <A Sailor's Guide To Earth>
8. Anohni <Hopelessness>
9. Teenage Fanclub <Here>
10. Beyonce <Lemonade>
 The 1975 'I Like It When You Sleep, for You Are So Beautiful yet So Unaware of It'
ⓒ Universal Music
1975의 <아이 라이크 잇 웬 유 슬립, 포 유 아 소 뷰티풀 예트 소 언어웨어 오브 잇>
엔엠이 1위, 스핀 5위, 큐 9위, 롤링스톤 18위 

특정 장르로 정의할 수 없던 The 1975는 80년대 사운드를 재현한 두 번째 앨범으로 눈부시게 진화했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던 밴드는 제법 많은 곡을 앨범 한 장에 가득 채웠는데, 전혀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데이빗 보위의 '페임(Fame)'과 80년대 프린스가 만난 '러브 미(Love Me)', 좀 더 과감하게 1980년대 신스팝을 재현한 '어!(Ugh!)', 매끄러운 전개와 코러스가 돋보이는 완벽한 팝 트랙 '어 체인지 오브 하트(A Change Of Heart)', 데뷔 앨범에 수록된 '더 시티(The City)'를 뛰어넘는 시그니처 송 '더 사운드(The Sound)', 어쿠스틱 사운드로 잔잔한 마무리를 선사하는 '나나(Nana)', '쉬 레이즈 다운(She Lays Down)'까지, 괜찮은 몇 개의 싱글을 보조하는 앨범은 절대 만들지 않는다고 얘기했던 밴드의 자신감은 더 충만해졌다.

엔엠이의 2016년 Top 10
1. The 1975 <I Like It When You Sleep For You Are So Beautiful Yet So Unaware of It>
2. Kanye West <The Life Of Pablo>
3. Christine And The Queens <Chaleur Humaine>
4. Skepta <Konnichiwa>
5. Kaytranada <99.9%>
6. David Bowie <Blackstar>
7. Diiv <Is The Is Are>
8. Iggy Pop <Post Pop Depression>
9. Chance The Rapper <Coloring Book>
10. Frank Ocean <Blonde>
 Leonard Cohen 'You Want It Darker'
ⓒ Sony Music
레너드 코헨의 <유 원트 잇 다커>
큐 2위, 언컷 4위, 모조 5위, 롤링스톤 9위, 스핀 15위, 피치포크 17위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던 위대한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은 앨범 발표 후 20일 만에 눈을 감았다. 톱 트랙 '유 원트 잇 다커(You Want It Darker)'는 끝 모를 어둠으로 인도하는 것 같지만, 곧 평온이 찾아온다.

삶의 끝에 선 노년의 시인이 남긴 담담한 편지 같은 '이프 아이 디든트 해브 유어 러브(If I Didn't Have Your Love)'의 여운은 깊다. 삶과 멀어지는 '낯선 길'을 떠날 때 '트레블링 라이트(Traveling Light)'가 함께 한다면 그리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을 것이다. 넓은 포용력을 가진 아름다운 스완송이다.

큐 매거진의 2016년 Top 10
1. David Bowie <Blackstar>
2. Leonard Cohen <You Want It Darker>
3. PJ Harvey <The Hope Six Demolition Project>
4. A Tribe Called Quest <We Got It From Here>
5. Nick Cave & The Bad Seeds <Skeleton Key>
6.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7. Cass McCombs <Mangy Love>
8. Agnes Obel <My Woman>
9. The 1975 <I Like It When You Sleep>
10. Christine & The Queens <Chaleur Hum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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