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마리텔' 박진경 PD "비주류를 주류로? 시대를 등에 업었죠"

신영은 입력 2016. 9. 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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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등에 업은 느낌""네티즌 시청자 없으면 방송 불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자타 공인 ‘전례 없는’ 예능이다. 개인방송이라는 특별한 포맷, 그리고 물리지 않는 새로운 아이템의 소개, 이를 전달해주는 뉴페이스들의 등장, 기존 예능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네티즌, 시청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이뤄냈다.

이러한 신선함 때문일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유독 상복이 있다. 2년이 채 안 되는 방송 기간 동안 벌써 6개의 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제43회 한국방송대상 연예오락 작품상을 받았다.

수상 2주 뒤 상암 MBC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수장 박진경 PD를 만났다. 그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대해 “기존에 없던 포맷이니 상을 주기엔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예의 담담하게 자평했다.

박진경 PD는 예능PD로서는 선구자에 속한다. 비주류였던 개인방송을 주류인 공영방송에 성공리에 정착시켰기 때문.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후로는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송 포맷이 늘어나고 있다.

그의 첫 시도가 예능의 트렌드를 변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에도 박PD는 “내가 먼저 하지 않았어도 결국 누군가는 시작했을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개인방송이라는 문화는 비주류라 구분하기 애매할 정도로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문화예요. 개인방송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과 같이 짧은 클립 영상들은 꾸준히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었고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한 2013년 후반에도 이미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짧은 콘텐츠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비주류를 주류로 올렸다고 하기 보단 이 시대를 등에 업은 느낌이죠.”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2015년 2월 파일럿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박PD에게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메인 연출 입봉작이다. 어려운 조건 속 어렵게 탄생했을 것 같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탄생 비화도 궁금했다.

“사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시대의 흐름이 밝아요. 밖에서 보기엔 ‘저런 걸 어떻게 시켜줬을까’ 생각하실 수 있지만. 기획단계에서부터 국장님, 부장님들도 재밌을 거라고 말씀하셨고, 개인방송이 뭔지 다들 알고 계셨고요. 그리고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열심히 하는 이미지’가 있어서 시켜주신 것 같아요.”

진지하게 조곤조곤 말하는 모습이 혜성같이 등장한 그를 일부 얄미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본인도 자신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아는 듯, 그는 “사실 많은 분들이 놀면서 일하는 줄 아는데 실제 24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사용한다.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물리적으로 엄청난 시간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보통 사람들이 PD라고 하면 반짝이고, 참신한 예술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PD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목은 성실함입니다. 방송국 일이라는 게 휴일이 없는 일이다 보니까 남들이 자는 시간에도 열심히 일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PD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성실’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그에게는 성실 외에 또 다른 무기가 있다. 매번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생방송을 사수해주는 든든한 네티즌들이다. 방송의 흐름까지도 바꾼다는 네티즌들의 참여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힘이자 박PD의 든든한 뒷배다.

“생방송을 보는 네티즌 시청자들 없으면 녹화를 진행할 수 없어요. 작년에 정준하 씨가 출연하셨을 때 서버에 문제가 생겨서 시청자들이 입장하지 못했어요. 보시는 분들이 없으면 방송을 시작할 수 없어서 딜레이 된 적도 있어요. 시청자들의 댓글 하나하나가 없으면 만들 수 없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여러분 덕분에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뻔한 말이 있지만, 정말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시청자는 그 이상으로 의미가 크죠. 많은 분들이 재치 있는 글을 올려주시고, 함께 참여해주시니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웃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쯤 되면 네티즌은 예능 알파고 박PD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집단지성’이 아닐까. 박PD는 거듭 네티즌에게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

“사실 시상식에서 소감으로 얘기하고 싶었는데 말하지 못한 게 있어요. 그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네티즌 시청자 분들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만들어주시는 분들이고, 게시판 같은 곳을 보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열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제법 있어요.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shinye@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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