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젠코 취중토크③] "사고 뒤 아내 떠나고, 주머니 속엔 6달러"

엄동진 2016. 3. 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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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엄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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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국인을 보는건 일반인이 대부분이었다. 과거에는 로버트 할리·이다도시같은 일반인이 방송인으로 각광받았다. '외국인인데 한국말도 잘하네'라는 감탄부터 구수한 사투리나 몸에 밴 한국적 생활습관으로 '한국 사람 다됐네'라는 동질감도 갖게도 했다. 지난 몇년간은 그 바람이 더 거셌다. JTBC '비정상회담'으로 알베르토·장위안 같은 전세계 수많은 젊은이들이 스타가 됐다.

최근 얘기를 해보자면 그 반경이 더 넓어졌다. 일반인뿐 아니라, 유명 해외 스타들이 안방 극장을 찾고 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잭블랙, JTBC '뉴스룸'에 출연한 휴잭맨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놀라웠던 장면은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임재범의 '고해'를 부른 록밴드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의 출연이었을거다.

해외 스타들의 한국 러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문화 시장의 규모가 커졌고, 그만큼 매력적이라는게 첫 번재 이유일 것 같다. 일간스포츠의 대표 인터뷰 코너 취중토크 또한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세계화에 발맞춰 첫 번째 외국인 게스트를 맞았다. 밴드 스틸하트의 보컬리스트 밀젠코 마티예비치가 그 주인공이다. 밀젠코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록발라드 넘버 '쉬즈곤'(She's Gone)을 불렀고, '아윌 네버 렛 유 고'(I'll Never Let You Go)로는 빌보드 차트 14위까지 오른 이력의 주인공이다.

"술 마시면서 하는 인터뷰라니"라며 놀라워하다가, 마른 멸치 안주에 맥주 칭따X 2병을 금세 비웠다. 힘들었던 시절을 이야기하면서는 먹먹해진듯 말도 끊어가고, "로커가 왜 사랑노래만 부르냐"는 호기로운 질문에는 "I'm not a puXXX"(난 계집애가 아냐)라며 열도 받는다. 한국인이나 미국인이나, 일반인이나 할리웃 스타나 '술 들어가니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흥미진진했던 2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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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뒤 재활의 기간도 끔찍했죠. "정말 말도 안되는 돈이 들었죠. 그리고 집에 도착하고 3일 정도가 지나면서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찾아왔어요. 두통 때문에 눈조차 깜빡일 수 없었죠. 마치 콘크리트에 머리를 계속 박는 느낌이었어요. 7개월 뒤 겨우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뒤였죠. 수많은 소송과 병원비 때문에 파산한 상태였고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뒤였어요. 제 주머니 속에는 6달러가 있었고요. 저와 다니며 백만장자가 된 형은 쓰레기 같은 차 한대만을 줬을 뿐이었어요. 그 차를 몰고 운전을 하다 경찰에게 잡혔을 때 '난 이제 돈도 없고 면허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하자, 경찰이 모른 척 놓아주었을 정도였어요. 집은 추웠고 먹을 것도 없었어요. 심지어 망할 겨울이었죠. 친구들의 집을 전전했고 많은 기억들을 잃었어요."

-어떻게 극복했나요. "일단 심리적인 치료를 받았죠. 한 여성 심리학자를 만났어요. 카운셀링 도중 집중하는 법을 배웠어요. 제 뇌가 직관적이지 못하고, 방향성을 상실한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요. 그 뒤로는 다시 예전의 정신으로 돌아오기 위해 저 자신을 끊임없이 테스트했어요. 그러다 영국에서 녹음을 할 때였어요.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의자에 앉았는데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키게 된 거예요. 사람들이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죠. 갑자기 내가 돌아온 거였어요. 뭔가 내 정신이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거 같았어요. 정말 오래 걸렸죠. 사고가 난게 1992년이고 정신을 차린게 2004년이니까요. 지금은 고음을 낼 때도 통증이 없어요. 완벽한 상태입니다."

-록스타가 된거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나요. "제가 왜 그러겠어요. 이건 정말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록스타가 될 수 없잖아요. 전 제 인생에 록스타가 되거나 '노바디'인 두 길 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전 록스타로 선택받았고 받아들였어요.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배드보스 컴퍼니'라는 한국 회사와 계약을 해 화제가 됐어요. 지금 소속사와 매니저는 어떤가요. "싫어요. 최악이죠. 하하. 농담이고요. 그들은 절 믿어주며 뭔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해요. 전 그들은 존중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죠. 우리는 함께 세운 비전을 이루기 위해 팀으로서 최선을 다할것이고 그것이 제겐 가장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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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에까지 나왔어요. 재미있는 경험이었나요. "정말 재미있었죠. 제가 모두를 속였다고 생각했을 때 그 때 정말 재밌었어요. 오해하지는 말아주세요. 저도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재미가 70%라면 스트레스도 30% 정도는 있었다고요. 이어폰으로 누군가가 '네''아니요''인사하세요' 등의 얘길 일러줬고, 따라 말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관객들이 내가 한국인인지 아닌지 아예 생각도 못할 때 정말 재밌었어요.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제가 마스크를 벗었을 때였죠.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봤는데, 다들 '이게 뭐지'라는 표정이었어요. 정말 즐거웠죠."

-한국에서의 계획은요. "한국은 제게 새로운 시작같은 거예요. 정말 그렇게 느껴요. 제가 한국에 올 때마다 항상 많은 사랑과 환영을 받아왔죠. 가장 큰 계획은 역시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고 싶어요. 전 한국사람들이 나를 록스타가 아닌 친구처럼 대해주는 것이 정말 좋아요. 정말 이상한 기분이지만 좋아요.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신의 부인이 날 좋아한다며 사진을 찍자고 해요. 재미있는 일이죠. 이젠 새로운 앨범이 나올 거예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앨범이 될겁니다."

엄동진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장소협찬=홍대 게리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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