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순정' 도경수 "'울컥'에 이어 '광기' 획득"

파이낸셜뉴스 2016. 2. 15. 15: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사진=김현우 기자
배우 도경수가 ‘순정’으로 스크린 첫 주연에 나섰다.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은 도경수는 영화 ‘카트’, KBS2 ‘너를 기억해’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그는 ‘순정’이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지만, 함께 극을 이끌어나간 친구들이 있었기에 부담감이 덜했다고 밝혔다. 그가 이전 작품에서 주로 선배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면 ‘순정’에서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 촬영했다.

“오총사 모두 주인공이었다고 생각해요. 촬영을 시작할 때 ‘우리는 이 극을 이끌어나가야 할 주인공이자 친구들이니까 진짜 친구처럼 지내자’라고 약속했어요. 신기하게도 저희 모두 다 낯가림이 심하고 말이 없는 편이었는데, 그때부터 서로 극 중 이름을 부르면서 친하게 지냈죠. 아역 등 연기 경험이 많은 친구들이라 제가 많이 배웠어요.”

도경수는 수옥(김소현 분)을 좋아하지만 무뚝뚝한 성격으로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소년 범실 역을 연기했다. 아픈 다리 탓에 섬에서만 지내지만 밝고 긍정적인 수옥, 어른스럽고 우직한 산돌(연준석 분), 넉살 좋고 까불기 좋아하는 개덕(이다윗 분), 씩씩하고 명랑 쾌활한 말괄량이 길자(주다영 분)까지, ‘순정’의 오총사는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도경수는 가장 즐겁게 촬영했던 신으로 닭 잡는 장면을 꼽았다.

“세 번째 촬영 날 닭을 잡았어요. 그 신을 오래 찍다보니 닭들이 처음에는 펄펄 날다가 나중에는 지쳤는지 ‘그래, 잡아라’라는 듯 가만히 있어서 또 딜레이 됐죠. 그 이후로 다섯 명이서 많이 친해졌던 것 같아요.”

“저랑 개덕이랑 항상 같이 샤워했는데, 산돌이는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어느 날 ‘뭐가 그리 부끄럽냐’면서 (화장실) 문을 열었고, 그 이후 셋이 같이 샤워했어요.”
▲ 사진=김현우 기자
그는 극 중 서로의 짝사랑이자 첫사랑으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소현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소현 씨를 ‘해를 품은 달’ 아역 연기로 처음 봤었어요. 그렇게 어린 모습만 제 안에 있었는데, ‘순정’에서 만난다는 소식에 ‘후아유 2015’를 봤어요. 성숙해진 모습에 깜짝 놀랐죠. 촬영 현장에서 이야기해보니 6살 차이인데도 말이 잘 통해서 신기했어요. 또래보다 성숙하고 진중한 성격이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편하고 호흡도 잘 맞았어요.”

‘순정’ 속 범실은 무뚝뚝하고 말수 없지만 오랜 친구인 수옥을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그는 수옥의 집 담벼락에 기댄 채 라디오 DJ로 변신한 수옥의 목소리와 노래를 함께 들으며 미소 짓는다. 아픈 수옥을 위해 언제나 자신의 등을 내밀고, 수옥의 라디오 부스를 만드는 등 수줍게 마음을 드러내는 순정남이다. 도경수의 첫사랑은 어땠을까.

“첫사랑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폭넓은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어요. 범실이는 수줍어하고 말 못하고 부끄러워하던 열일곱의 도경수와 닮았어요. 설렘, 풋풋함도 있었지만 그 뒤에 있던 슬프고 우울했던 감정, 작품 후반부의 범실이가 더 와닿았어요. 지금은 성격이 많이 바뀌어서 범실이가 답답하기도 했죠. 이제는 좋아하는 상대가 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 사진=김현우 기자
도경수는 아이돌로서 무대에서 느끼는 감정들과 연기를 통해 깨닫는 감정 간의 간극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밝고 명랑한 캐릭터보다 마음에 상처를 지닌 인물을 주로 맡아왔고, 여러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겪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는 것이 배우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정신분열증인 장재열(조인성 분)의 환시 강우를 연기하면서, 그리고 이번 ‘순정’에서 가장 큰 감정의 폭을 알게 됐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장재열이 강우의 발을 씻겨주고, 양말과 신발을 신겨주는 신에서 사람 도경수에게 없었던 감정을 깨달았어요. 원래 눈물이 거의 없는 편인데 그때 처음으로 ‘울컥’이라는 단어를 획득한 거죠.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슬플 때 눈물이 나와요.”

“‘순정’에서는 친구가 떠났는데 감정적으로 보내지 못하는 신을 촬영할 때 세 테이크를 갔어요. 목 뒤에 팽창할 대로 팽창한 고무줄이 있는 것 같았죠. 세 번째 ‘컷’과 동시에 고무줄이 잘려나갔고, 눈과 입이 커진 그 상태에서 몸이 굳었어요. 그때 범실에게 획득했던 감정은 ‘광기’였어요. 연기하며 이런 부분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 사진=김현우 기자
도경수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조인성, 이광수, 송중기, 김우빈, 임주환 등과 자주 연락하며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시나리오를 받으면 만나는 사이”라고 전한 그에게 어떤 연기 조언을 듣는지 물었다.

“조언보다는 ‘너는 이 작품과 어울린다’, ‘이 신 정말 좋았다’ 등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힘이 됐어요. 작품 본 후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VIP시사회가 18일인데, 어떤 말씀을 해주실지 저도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인상 깊게 본 작품으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꼽으며 배우 톰 하디처럼 강렬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 ‘너를 기억해’에서보다 더욱 무서운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멜로나 휴먼 드라마와 반대되는 장르인 느와르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한편 ‘순정’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fnstar@fnnews.com fn스타 민우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