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착한 캐릭터 전문 조현재, 악역 도전한 이유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5. 10. 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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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늘 선한 이미지로 대중을 만난 배우 조현재가 '용팔이'에서 누구보다 지독한 악역으로 대중을 만났다. 데뷔 이후 첫 악역 도전임에도 조현재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길 만큼 완벽한 악인이 됐다.

'용팔이'(연출 오진석 극본 장혁린)는 고액의 돈만 준다면 장소, 환자 불문,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조현재는 한신그룹의 제1상속자 한여진(김태희)의 이복 오빠 한도준 역을 맡았다.

조현재는 악역 도전에 대해 주위에서 우려 섞인 조언을 많이 들어야 했다. 그들의 주된 걱정은 악역과 조현재의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조현재가 맡아온 캐릭터는 선한 이미지, 바른 청년의 모습이었다.

정작 본인은 20대부터 늘 악역을 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악역 위주의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시켜주지 않는 악역이기에 그는 더욱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사실 그의 악역 본능을 알아봐 준 건 '제왕의 딸, 수백향'(2014)을 집필한 황진영 작가였다. 조현재는 '수백향'을 할 당시를 떠올리며 "극 중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이성을 잃는 부분이 있다. 그 때 악해지는 모습이 살짝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조현재의 모습을 본 황진영 작가가 악역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추천을 해줬다고 전했다.

열망했던 악역이기에 조현재는 데뷔 이후 첫 악역 도전임에도 부담이 없었다. 주위의 걱정에도 그는 "배우라면 다양하고 폭 넓게 연기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믿고 한도준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만 집중을 했다.

이에 조현재는 한도준과 같은 캐릭터를 30대 중반에 만나게 된 것을 감사했다. 그는 "이 타이밍에 한도준을 만나 반듯하고 순수한 이미지가 벗겨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첫 악역 도전인 동시에 다시 시작을 하는 기점으로 삼고자 했다.

조현재는 한도준을 연기하면서 외적인 악함보다 내면에 억눌린 악함을 표출하고자 했다. 그는 "억울했던 일, 관계가 안 좋았던 사람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한도준에 동화되어 갔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그가 악인 한도준으로 변모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했다. 그렇게 해서 감정 표현, 눈빛에 악의를 담아냈다.

무엇보다 조현재는 자신이 연기한 한도준의 삐뚤어진 욕망에 대한 당위성에 힘을 쏟았다. 극 중 한도준은 친부에게 사랑 받지 못한 인물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은 한도준을 경멸하기까지 한다. 여기에 주위에 사람들은 모두 그의 부를 탐내는 이들뿐이다.

"한도준은 결핍에 대한 콤플렉스가 많아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할 때 더 큰 악행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늘 소외 당하기에 도준의 주변은 악행을 저지르기 좋은 환경이에요. 반면 여진(김태희)은 도준과 같은 악역이지만 태현(주원)과 같은 사람이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차이가 있어요."

철저히 도준이 된 조현재는 주변에서 자신에게 악해 보인다, 혹은 무섭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전에는 몰랐는데 못 됐다고 하는 게 제 연기를 칭찬하는 거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악역을 연기하면서 처음 겪게 된 기분 좋은 감정을 언급했다.

특히 조현재는 도준이 성격이 드러나는 장면에 애착을 보였다. 비서실장(최병모)에게 컵을 집어 던지는 장면에서 그는 짧은 장면이지만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대사 톤, 표정에 이르기까지 정상이 아닌 듯 한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용팔이' 14회에 채영(채정안)과의 멜로 부분과 16회 죽을 때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 장면 한 장면 다 좋다. 그런 것들이 합쳐져 애착이 간다"고 말하는 한편, "더 잘할 걸이라는 마음이 남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100%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 역시도 드라마 속 한도준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에서야 명확해진 한도준이라는 캐릭터지만 극 초반만 하더라도 조현재는 캐릭터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악역에 대한 첫 도전 때문이 아닌 전체를 보지 못한 채 캐릭터를 잡아가야 하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는 "대본을 보면 도준에 대한 분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전체적인 이야기를 알고 캐릭터를 잡아가는 게 아니라는 점에 대한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런 우려가 사라졌다.

"드라마 초반에는 도준이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에 대해 표현이 안 됐어요. 그렇기 때문에 짧은 장면에서 강렬함을 줘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도준에 대한 설명이 드라마 7~8회에서 나왔어요. 여기서 '왜'에 대한 물음이 해결됐다고 생각이 들면서 드디어 캐릭터가 잡혀간다고 안심을 했어요."

조현재의 불안은 어찌 보면 '쪽대본'이라는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완성된 대본을 보지 못한 채 캐릭터를 잡아가야 하는 배우들의 근본적인 불안함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현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상한 노래라 하더라도 부르는 이가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명이 더 있으면 배우들이 편하지만 결국 대본의 공백을 채워내는 것이 "배우들의 몫"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기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그는 "아쉬움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제작 속도를 놓고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한다면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현재는 "늘 시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거 '러브레터' 이후 반항아 역할을 하고 싶었던 그다. 하지만 찍기 직전 대본이 전면 수정돼 기존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그는 자신의 선한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로서 조금 다양한 작품을 돌아가면서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악역을 했으니 다음엔 어리바리 하고 위트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안 해본 역할을 맡아서 어울리게 해보고 싶어요.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노출만 아니라면 다 가능해요."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용팔이| 조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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