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이 코딱지들에게 꼭 전해달라고 부탁한 말(인터뷰①)

2015. 7. 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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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 말은 꼭 좀 부탁합니다. 우리 친구들한테 제가 더 감동 받았다고 꼭 좀 전해주세요. 제가 준 것보다 훨씬 큰 감동을 우리 코딱지 친구들한테 받았다고요."

책임이 막중하다.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기 전 크게 심호흡부터 한번 했다. 김영만 아저씨에게 "말씀하신 것 왜곡되지 않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하고 약속했는데, 실수로 의미가 탈색이라도 될까 봐 걱정이다. 근데 왠지 김영만 아저씨라면 "괜찮아요, 우리 친구. 하하하" 하고 씨익 웃어주시지 않을까 싶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호탕한 웃음소리처럼 아저씨는 늘 우리들 편이니까.

"식구들과 같이 봤어요. 손주가 내 무릎에 앉아서 봤는데, 백종원씨한테 모빌 만들어 준 걸 보고 '전 왜 안 만들어주세요?' 하는 거야. 그래서 만들어주기로 약속했지. 근데 그게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만드는 건 시간이 꽤 걸려요. 언제쯤 만들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 하하하!"

방송 베테랑인 데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녹화장으로 향하는 김영만 아저씨의 길은 상당히 긴장됐다. 막상 방송을 시작한 뒤에도 채팅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줄줄 흘렀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거든. 나도 너무 늙었고. 또 코딱지들은 그동안 20~30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세파에 휘둘렸겠어. 옛날 추억을 기억이나 하겠나 싶더라고요."

하지만 기억했다. 코딱지들은 색종이까지 꺼내 들고 모니터 앞에 앉아 꼬마 시절 선생님과 만나 감격했다. 그리고 울었다.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ㅠㅠ' 채팅창에 코딱지들의 글이 주르륵 올라오자 그제야 아저씨의 긴장도 풀렸다. "참 고마웠죠. 우리 친구들이 그렇게 반응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

"어른이 되었으니 이제 잘할 거예요"란 말은 방송을 지켜보던 이들의 눈물샘을 터뜨렸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잘하지 못하는, 잘하고 싶어도 잘할 수 없는 '코딱지 세대'의 아픈 마음을 자극했다.

"사실 나도 그때 채팅창을 보면서 울컥했어요. '삶이 힘들어요'란 글이 살짝 뜨고 지나가더라고." 그래서 그 말은 아저씨가 코딱지들에게 건넨 격려 같은 거였다.

"어렸을 때는 못 접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 하나 못 접겠어요. 이번에 방송할 때도 다들 '못 만들겠어요' 하더니 인증샷들 보니까 다들 잘 만들었더구먼. 자신 있게 도전하면 다 돼요. 젊음은 도전이니까 앞으로 가야지. 다칠까 봐 도전하지 않으면 그건 젊음이 아니잖아요. 앞이 막히면 어때. 옆으로 가면 돼요. 무서워서 도전하지 않으면 젊음이 아니라 늙음이에요. 늙으면 도전도 못해요. 여러분도 잘할 수 있어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진 마요. 해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하면 되니까. 여러분은 모두 자격 있는 사람이잖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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