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준호, '스물'로 스무 살의 추억을 만들다

2015. 3. 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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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쉴 틈 없이 준비하는 생활력 강한 재수생 동우. 연애도 건너뛰고 집안의 가장으로 고군분투 하지만 통잔잔액은 늘 부족하다. 그에게 뿜은 사치일 뿐, 배고픈 현실에 고개를 숙인다. / '스물'

[MBN스타 박정선 기자] 지난 2013년 '감시자들'에서 짧은 출연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신예 이준호가 주연 자리를 꿰찼다. 인기 그룹 투피엠(2PM)의 보컬, 매력적인 눈웃음의 준호는 스크린 속에서 그야 말로 날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 만의 매력을 찾아 관객들의 마음을 홀리는데 재미를 붙였다.

'감시자들'로 첫 테이프를 성공적으로 끊은 이준호를 향한 러브콜도 쏟아졌다. 덕분에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투입됐고 촬영을 마무리한 시점에 '스물' 출연 제의를 받았다. 특히 '스물'에서는 김우빈, 강하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주연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회식자리에서 시나리오를 처음 봤어요. 대충 앞에만 확인하고 집에 가서 읽으려고 했는데 끊을 수 없더라고요.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거예요. '감시자들'이나 '협녀'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면 '스물'은 편안한 생활연기라고 생각했죠. 힘을 뺀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찰나에 들어온 시나리오였어요. 결국 30분 만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죠."

일말의 고민도 없이 택한 '스물'은 그에게 또 다른 추억으로 다가왔다. 그가 동우를 선택한 이유는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그는 "동우의 스무 살이 실제 나의 스무 살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그를 끌리게 한 게 아닐까.

"사실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동우인 것 같아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망설이는 그런 모습들이요. 동우 역할을 맡으면서 저의 스무 살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동우의 아픔만큼은 아니지만 꿈과 현실을 고민하고, 꿈을 포기해야한다는 상황이 왔을 때의 아픔을 알기 때문에 더 와 닿더라고요."

사실 준호는 어린 시절부터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있으면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룹 투피엠으로 데뷔했다. 그 역시 '스물' 속의 주인공인 스무 살의 청년들이 느끼는 고민에는 공감을 했지만, 이들이 겪은 평범한 스무 살의 생활은 겪지 못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이 영화는 준호에게는 없던 또 다른 스물의 추억을 만들어준 셈이다.

"맞아요. 제가 겪지 못했던 스무 살을 다시 겪는 느낌이었어요. 3~4개월 촬영을 했는데 없던 추억을 만드는 기분이었죠. 여러 가지로 고마운 영화죠. 촬영할 때는 나의 스무 살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감독님과 끊임없이 동우의 스무 살에 대해 이야기해서 만들어 낸 캐릭터죠."

준호가 연기하는 동우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연애도 건너뛰고 집안의 가장으로 아르바이트에 몰두한다. 현실에 맞닥뜨린 그에게 연애는 사치일 뿐이었다. 실제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 생활을 거쳐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으로서 인기를 끌고 있는 그가 느낄 감정과 어찌 보면 닮은 구석이 있어 보인다.

"완전 공감이 됐어요. 동우도 현실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도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잖아요. 제가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깊게 빠지는 성격이거든요.(웃음) 그냥 여자 사람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 전 그게 안돼요. 좋은 감정을 포기하는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일이 있기 때문에 끝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아프더라고요. 저에게는 일이 최우선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동우처럼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던 것 같아요."

주연이라는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한데 촬영장 분위기가 그런 마음을 가질 틈을 주지 않았다. 편안한 분위기는 그가 동우라는 역할에 더욱 잘 어우러지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대단했다.

"항상 웃음으로 시작해요. 촬영이 끝나면 다들 '웃음 참기 힘들었다'가 고정멘트일 정도였어요. 사소한 것 때문에 웃고, 웃음이 터진 것 때문에 웃고, 그런 식이었죠.(웃음) 주로 대화 주제는 '웃음'이었고, 아지트로 나온 소소반점에서 모여앉아 이성적인 이야기를 한 것처럼 쉬는 시간에 그런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어요. 여자 배우들에게 '감독님과 남자 배우들 중 누가 좋냐'는 식의 유치한 질문들을 했는데, 다들 감독님을 꼽더라고요. 사회생활 할 줄 아는 거죠. 하하."

김우빈, 강하늘과 모여앉아 수다를 떨던 이야기를 하는 준호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에피소드 역시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스물' 속의 이야기를 통해 스무 살의 추억을 살린 것처럼 상대 배우들은 그에게 스무 살, 추억 속의 친구들과 같은 셈이다.

"사적인 자리인지 공적인 자리인지 모를 정도로 촬영과 실제의 구분이 모호했어요. 셋이 차를 타고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공감하고 그랬죠.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도 모르고 수다삼매경이었다니까요.(웃음) 다른 사람과 친구 역할을 했을 대 이런 시너지가 나올까 걱정이 되긴 해요. 만약에 나이가 다른 사람이 있었어도 잘 했겠지만. 진짜 친구 같은 느낌은 못 냈을 것 같아요."

이제 첫 주연작을 내놓은 준호는 자신감이 넘쳤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았다. 가수를 하면서 미래를 고민하던 그 모습을 지금 주연 배우로 첫 발을 내딛는 시점에 다시 한 번 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배우로서는 지금이 스무 살인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연기는 정말 재미있고 어려워요. 어려워서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가수 할 때도 대상 타는 꿈, 무대 위에서 환호성 받는 꿈을 꾼 것처럼 배우로서도 신인상도 받고, 남우조연상, 주연상도 받고 칸에도 가보고 싶어요. 꿈을 이뤄가는 건 제 몫인데 이게 바로 스무 살의 패기 아니겠어요?(웃음) 배우로서는 지금이 스무 살 인 것 같아요. 연기라는 것도 현실에 부딪히고 딜레마에 빠지겠지만 지금은 무조건 다 해볼 수 있는 느낌이에요. '한 번 시켜만 줘봐라' 이런 마음이죠. 하하."

'스물'이 그에게 큰 의미로 남은 것처럼 이후에 '서른' '마흔' 시리즈가 생기면 또 한 번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는 대뜸 "'환갑'은 어때요?"라고 대답을 내놓았다. 엉뚱한 모습에 웃음을 보이려던 찰나 그는 "그만큼 오랫동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인 배우의 패기 넘치는 포부를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국민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하."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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