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일리야가 말하는 러시아 "춥기만 한 곳 아니예요"

조해진 기자 2015. 1. 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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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일리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비정상회담'의 새로운 기대주가 등장했다. 훈훈한 외모에 12년 차 한국 생활과 언어학 전공이라는 스펙에 걸맞는 한국어 실력으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러시아 대표 벨랴코프 일리야(33)다.

티브이데일리는 26일 저녁 신촌의 한 카페에서 일리야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수한 옷차림으로 편안하게 나타난 그는 방송에서의 도시적인 이미지와 달리 친절하고 섬세한 면이 있는 부드러운 남자였다.

한국 생활 12년 차. 이제 어느덧 한국인만큼 서울이 집으로 여겨질 정도가 됐다. 언어학 공부를 좀 더 심도있게 하기 위해 미국 대학원에서 사회언어학 박사과정을 밟는 동안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 한인식당을 찾아갔다가 사장님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 한국을 또다른 고향으로 생각할만큼 한국에 적응한 그이지만, 한국인들이 자신의 조국인 러시아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일리야와 러시아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들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했다.

-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편견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고 러시아도 한국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요. 정보 부족 때문에 오해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가 12년 동안 살면서 새로운 한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러시아에 대한 질문은 '러시아는 얼마나 춥냐'라는 거에요. 혹은 '너는 러시아에 있으니까 춥지 않겠다'라는 말들이요. 제가 있었던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과 기후가 완전 비슷해서 큰 차이를 못 느껴요. 여름엔 덥고, 겨울엔 한국만큼 추워요. 이번 겨울의 경우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눈이 오지 않았어요. 진짜 북쪽으로 가면 추워지지만, 러시아는 크기가 크기 때문에 추운 지역도 있고, 겨울이 없는 지역도 있어요. 이 이야기를 꼭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봤다고 하는데, 러시아 드라마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한국 드라마는 러시아 드라마와는 확실히 달라요. 한국같은 경우는 무조건 연애에 대한 스토리가 나오죠. 병원에서 벌어지는 연애, 경찰청에서 벌어지는 연애같은. 그런데 러시아는 연애보다 현실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많이 찍어요. 실제상황에서 경찰이면 경찰서, 의사면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 집중해요. 러시아 사람들은 추리나 액션, 스토리가 복잡한 것들을 좋아해요.

- 마요네즈, 라면, 초코파이가 한국 제품인 것을 알고 있었나.

그냥 수입제품이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앞서 '비정상회담'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90년대 러시아는 못사는 형편이었죠. 그래서 러시아 내에서 제작하는 제품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먹을 거는 수입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초코파이, 마요네즈, 라면 이런 것들을 많이 수입했어요.

-러시아의 사우나와 한국의 사우나, 찜질방은 어떤 점이 다른가.

한국 찜질방을 좋아하는데 자주 갈 기회가 없어요. 한국 찜질방과 러시아 사우나는 다른 점이 많아요. 한국 찜질방은 수영장이 있기도 하고, 스파, 건식사우나, 습식사우나, 얼음방이 있기도 하고, 때밀이와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는 종합적인 분위기인데 러시아는 그렇지 않아요. 사우나면 뜨거운 사우나 딱 하나만 있고, 겨울에 나가서 눈에 몸을 던지거나 하고 여름에는 따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죠. 모스크바나 대도시의 경우는 수영장 따로, 스파 따로, 사우나도 다 따로따로 있어요. 러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에서는 사우나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놀라워 하죠.

- 러시아 열차와 한국 열차를 비교하면.

한국에서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KTX는 많이 타봤는데 그 외의 철도는 안 타봤어요. 그런데 러시아와 한국은 기차의 개념이 달라요. 한국은 러시아보다 국토가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기차는 A에서 B까지 연결해주는 교통수단의 범위로 인식하는데 러시아는 보다 심리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면 몇시간 만에 러시아의 끝에서 끝을 갈 수 있지만, 기차를 타는 사람의 목적은 러시아를 보기 위해서에요. 심리적인 부분이랄까. 러시아의 기차를 타면 모든 러시아를 볼 수있어요. 평야도 있고, 산도 있고, 숲도 있고 그래서 재미있어요. 또 러시아 기차를 타보면 특이한 분위기가 있어요. 모든 것을 기차 안에서 해결해야하니까요. 일주일동안 기차에 있으면서 같은 칸에 탄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되죠. 일상생활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차에 올라요. 한국 사람들의 경우에는 러시아 기차를 타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타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상상을 초월했다고 해요. 오로지 기차만 탄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보드카다. 주량은 얼마나 되나.

사실 저는 술을 아예 못 마셔요. 한국에 오기 전에는 술을 한 번도 마시지 않았어요. 한국에 와서 처음 먹어봤죠.(하하) 한국 친구들이 먹게 했어요. '비정상회담'에서 "맥주는 음료수"라고 말한 건 일반적으로 러시아 사람들의 생각을 말한 거예요. 러시아에서는 맥주를 편하게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마실 수 있는 그런 음료수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은 가끔씩 친구들이랑 기분이 아주 좋을 때 맥주 정도 마시기도 하는데 많이는 안 좋아해요. '비정상회담' 회식은 술을 먹는 자리라기 보다 고기나 음식을 먹고 얘기를 하는 자리예요. 대부분이 술을 잘 안 마셔요.

- '비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운전의 천국이라고 했는데 실제 운전을 하고 다니나.

지금은 차를 판 상태인데 원래는 운전을 했었어요. 처음에는 한국이 정말 운전의 천국이라고 느꼈어요. 러시아에 비해서 조심조심 운전하는 편이에요. 아, 택시는 빼고요. 택시가 위험했던 순간도 많았고, 택시 기사와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도심 속 택시는 노코멘트 할게요. 그래도 한국이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미국에 가보니까 미국이 운전을 훨씬 더 잘하더라고요. 미국에서 운전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한국이 운전을 못한다고 느껴졌어요. 그래도 러시아에 비하면 한국이 운전을 잘해요.

- 러시아는 유럽이기도 하고 아시아이기도 하다. 어떤 부분이 이에 해당하나.

부모님이 '니가 알아서 독립적으로 살아라'라고 하는 부분은 유럽과 가까운 것 같아요. 그런데 상하관계가 분명하게 있는 부분은 아시아, 동양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 한국여성과 연애를 해봤는지. 러시아 여성과 한국인 여성의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 여자도 사귀어 봤어요. 3명 정도? 그런데 러시아 여자와 다르다고 얘기할 수 없는 거 같아요. 문화 차이를 느낀 적도 있겠지만 다른 점이 한국이냐, 러시아냐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그냥 사람마다 성격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르다고 느껴요. 지금은 여자친구는 없어요.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친구는 러시아 사람이에요. 제일 친한 친구예요. 결혼이요? 당연히 하고 싶죠. 아이도 가지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 주변에 괜찮은 여자가 없어서. 저는 어느정도 같이 지내고 서로 알아가면서 나중에 결혼하자는 스타일인 거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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