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화요일] '10분의 승부' 웹드라마 시대

양성희 2014. 10. 2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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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극장'의 반란 .. 드라마 왕국 TV를 흔들다자투리 시간 활용 모바일족에 인기 2년 새 20여 편 쏟아져 새 영역 구축커지는 시장에 지상파들도 관심, KBS '간서치..' 웹 버전 따로 공개중국 포털도 한류스타 앞세워 제작 .. 김범 출연 '미시대' 2억6000만 조회

5~20분 내외의 짧은 방영시간, 6~10회차 초미니 드라마. 이동하며 즐길 수 있는 손바닥 위의 웹(모바일)드라마가 드라마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자투리 시간 짧은 콘텐트를 즐기는 '스낵 컬처'의 일환이다. 처음에는 '브랜드 저널리즘'이라 불리는 기업광고형 영상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독자적인 멀티 플랫폼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이 이어지는가 하면 A급 제작사, 지상파 방송사까지 웹드라마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쏟아지는 웹드라마=웹드라마는 지난해 2월 '러브 인 메모리' '죠스떡볶이' 이후 20편 넘게 쏟아졌다. 포털,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무대다. 웹툰에 이은 가장 웹적인 콘텐트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TV캐스트에 웹드라마 코너를 따로 열었다. 한 시즌 제작비가 2억~3억원 선이니, 지상파 드라마 1회 제작비를 밑돈다. 일반 드라마보다 PPL(간접광고)이 용이한 것이 특징. 기업체들이 돈을 대고 젊은 층의 SNS 입소문 효과를 노린 홍보물들이 전체의 3분의 1 정도는 된다.

 본격 드라마로서의 가능성은 '방과후 복불복'과 '후유증'이 열었다. 서강준 등 신인 5명을 알리기 위한 학원물로 제작된 '방과후 복불복'은 중국에서까지 큰 반응을 얻었다. 개성적인 웃음 코드로 중국 포털 소후닷컴에서 1000만 뷰 가까운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아시아 드라마 전문 사이트 드라마피버에 팔렸고, 시즌2 제작도 마쳤다. '후유증'은 초능력자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스릴러물. 제국의 아이들 동준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며 400만 뷰를 기록했다.

 젊은 층에 인기 있는 만큼 소재도 연애, 먹방, 싱글 라이프, 취업, 직장생활 등이다. 장르는 로맨스, 판타지, 미스터리 등 확대일로다. 걸스데이 민아나 포미닛 전지윤 등 아이돌들의 출연이 잇따른다. 일종의 연기 실험 무대로 활용되는 추세다. 실제 SM, YG, JYP 등 3대 기획사는 모두 웹드라마 제작에 들어갔다. 한 PD는 "뮤직비디오 평균 제작비가 2억~3억원인데, 같은 제작비에 웹드라마를 찍으면 훨씬 효과가 크니 기획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뿌리깊은 나무' '착한 남자' 등을 제작한 싸이더스 HQ는 다음 달 첫 웹드라마 '연애세포'를 선보인다. 장혁·김우빈·김유정·백성현·오광록 등 자사 소속 톱배우들이 출연해 역대 최고 캐스팅을 자랑한다. 동명 웹툰 원작의 로맨스물이다. 장혁은 "7분의 연기가 드라마나 영화와는 또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일일드라마처럼 매일 자정 1회씩 공개되며, 유료화 모델도 선보인다. 웹소설의 미리보기(유료)처럼 다음 회차를 유료로 미리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간서치열전'을 통해 지상파의 웹드라마 실험으로 주목받은 KBS는 "앞으로도 고품질 웹드라마를 계속 제작할 계획"(황희경 책임 프로듀서)이다. TV 방영 전 단막극을 5~10분물 7부작으로 나눠 포털에 선(先) 공개해 80만 뷰를 기록했다. 웹드라마 버전을 따로 편집했고 음악도 따로 써서 짧지만 강렬한 호흡을 살린 것이 성공 요인이다.

 #세계로 가는 웹드라마=사실 웹드라마의 가능성에 먼저 주목한 곳은 중국이다. 기존 TV 사극이나 정부정책이 담긴 '주선율' 드라마에 식상한 젊은 시청자를 겨냥한 드라마의 혁신이 웹드라마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는 "미드 등 해외 드라마에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한 획기적인 기획과 어법의 웹드라마들이 중국 동영상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웹뿐 아니라 지하철, 버스 모니터 등에서 방영돼 '신매체극'이란 용어까지 생겼다.

 시즌2 제작에 들어간 '방과후 복불복'은 이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을 배경으로 찍었다. 또 한국·중국·미국 동시 개봉을 추진 중이다. 중국 포털 큐큐닷컴의 1호 웹드라마 '미시대'에는 김범이 출연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판 가십걸'로 불리는 드라마로, 지난달 12일까지 2억6000만 뷰를 기록했다. '연애세포' 역시 중국과 미국 동시 상영을 추진 중이다.

 웹드라마는 또 신인 배우, 작가, 감독의 등용문이자 장르혼합적인 새로운 콘텐트 실험의 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심상민 교수는 "태권도에 애크러배틱, 브레이크 댄스, 재즈, K팝을 결합한 퍼포먼스팀 'K 타이거즈'의 K팝 커버댄스 콘텐트가 유튜브를 통해 해외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런 참신한 기획이 웹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새로운 온라인 유통망 'K플랫폼'에서도 웹드라마가 최적의 콘텐트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그 외 모바일 전용의 인터랙티브(쌍방향) 앱드라마도 제작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출출한 여자' '출중한 여자' '썸남썸녀' 등 인기 웹드라마를 만든 윤성호 감독은 "일대일로 집중해서 보는 모바일 시청은 TV보다 영화와 유사성이 높다"며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고 있지만 연기자(캐릭터)의 성격이 두드러지는 일상적인 실내극이 최적의 장르"라고 말했다. 미드 '워킹데드'로 유명한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 주연의 웹드라마를 곧 선보일 그는 "7분짜리 웹드라마의 경우 보통 드라마 한 신으로 한 회를 찍는 느낌으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양성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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