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선사한 권리세,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다
[TV리포트=김보라 기자] 종료 30분전 교복차림으로 뒤늦게 오디션장에 도착한 한 여학생이 있었다. 대입 시험과 오디션이 겹쳐 밥도 못 먹고 현장에 도착한 이 학생은 바로 故 권리세 양이다.
권리세는 지난 2010년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을 통해 가요계에 데뷔했다. 재일교포인 권리세는 당시 오디션에서 가수 윤하의 '기다리다'를 열창하고 파워풀한 섹시 댄스를 선보였다. 아이돌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 한국행 티켓을 따냈다.
그는 재일교포 4세로 한국어가 약점이었으나 극복해냈다. 도전자들 가운데 가장 발전이 기대되는 사람이었다. 오디션이 진행되면서 탄탄한 팬덤도 형성됐다. 권리세는 2004년 일본에서 열린 한국무용 아시아대회에서 금상을 차지, 2009년 미스코리아 일본 진 출신으로 화제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세이케이 대학에 입학한 재원이다. 오디션이 진행되면서 하루하루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바라던 가수의 꿈을 이뤘다. 꿈을 이룬 행복한 사람이었다.
레이디스코드로 데뷔한 후 소위 말해 '대박'을 치지는 못했지만 멤버들끼리 서로를 응원하며 한걸음 한걸음씩 내딛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일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빗길 미끄러짐에 따른 운전 부주의, 정비 불량, 차량 결함 등으로 추정된다.
권리세는 5일 동안 사투를 벌이다 오늘 오전 10시께 세상을 떠났다. 모든 사람들은 그가 하루 빨리 깨어나길 온마음으로 바랐지만,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날 레이디스코드의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측은 "3일 새벽 사고 당시 머리에 부상을 입은 리세가 병원으로 이송돼 장시간에 걸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의료수술과 치료를 시도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부모님과 소속사 직원들이 그녀의 곁에서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권리세가 대중에게 선사한 행복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다. 노래를 통해 영원히 팬들의 곁에 숨 쉴 그녀의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김보라 기자 purplish@tvreport.co.kr/ 사진=권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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