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은 왜 '굿닥터' 마지막회에서 등산복을 입었을까

2013. 10. 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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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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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아웃도어 PPL 열풍이 거세다. MBC < 스캔들 > 속 김재원(위)과 KBS 2TV < 굿닥터 > 속 문채원(아래)의 모습

ⓒ MBC·KBS

요즘 드라마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드라마의 장르가 무엇이든, 혹은 주인공의 직업이 무엇이든, 꼭 등산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에 오를 때엔 항상 등산화부터 바지·점퍼·배낭까지, 모두 풀 세트로 차려입는다. 등장인물이 산악인이거나 산타는 것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바로 PPL을 위해서다.

드라마 속 아웃도어 PPL 열풍이 거세다. MBC 주말드라마 < 스캔들 > 속 하은중(김재원 분) 형사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심각한 커다란 충격 앞에서도 캠핑 장비를 갖춰 산에 올라야 했고, 얼마 전 종영한 MBC < 투윅스 > 속 장태산(이준기 분)은 도망자라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산과 도심 곳곳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입고 등장했다.

SBS 일일드라마 < 못난이 주의보 > 속 남녀주인공인 공준수(임주환 분)와 나도희(강소라 분)는 아예 아웃도어 의류를 만드는 기업에 다닌다. 때문에 극중 몇 번씩 해당 업체의 상품과 브랜드가 카메라의 중심을 차지한다. 이쯤 되면, '아웃도어 PPL이 드라마를 점령했다'는 표현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

아웃도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의학드라마마저 이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8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 굿닥터 > 마지막회에서 차윤서(문채원 분)는 의사가운 대신 등산복을 입어야 했다. 바로 본인이 현재 광고모델로 나서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다행인 건 등산복을 입고 등장한 문채원의 모습이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는 점이지만, 이처럼 노골적인 PPL이 정말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트렌드를 반영하는 드라마의 특성상, 그 시점에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이 PPL로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유명 커피숍이나 새로 출시된 휴대폰을 드라마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극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된 PPL과 오로지 PPL을 위해 에피소드를 끼워 넣는 '주객전도' 현상은 분명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스토리의 맥을 끊는 것도 모자라, 가끔은 제작진이 시청자를 위해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아닌 광고주를 위해 드라마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PPL을 하려는 기업은 드라마 속 유명 스타들과 드라마의 인기를 사용하는 대신 협찬·제작 지원 등의 명목으로 평균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의 광고비를 지출하는 실정이다. 당연히 그 가격은 제품 값에 포함될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혹은 시청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아무리 캠핑이 대세고, 아웃도어가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눈감아주기 힘들 지경이다. 광고 효과가 높은 드라마 속 PPL도 좋지만,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마케팅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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