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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류승완 감독, "100억 원 손에 쥐니…"

출처 스포츠조선 | 작성 백지은 | 입력 2013.01.30 08:29 | 수정 2013.01.30 16:50

기사 내용

영화 '베를린' 개봉을 앞둔 류승완 감독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취재 과정부터 장소 섭외, 세트 제작, 액션 고안 등 어려움도 많았고 영화 제작 도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란 사건이 터지면서 혼란도 빚었다. 해외 로케이션, 지방 세트 촬영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래서인지 살도 많이 빠진 모습이다. '베를린'은 개봉일을 두차례나 앞당기며 결국 29일 관객과 만나기 시작했다.

▶ 100억 원 손에 쥐니…

'베를린'에 투입된 제작 비용은 무려 100억 원. 프리 프로덕션 단계는 물론 13m 탈출 와이어신,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중급호텔광장에서 촬영된 카 체이싱 신 등 화려한 액션신에도 어마어마한 비용이 투입됐다. 돈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 직업이 건강에는 좋지 않은 듯"이란 말부터 나올 정도니,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싶다. "말이 그렇지 통장에 100억 원이 들어오는 일이 죽기 전에 있겠어요?"라고 말문을 연 그는 "영화감독들의 욕심이 끝이 없어서 마음대로 만들려면 제작비는 얼마든 항상 부족해요. 시장 규모도 있고 돈에 관한 책임도 져야 하고. 차라리 하나의 가치가 날 잡아줬으면 좋겠는데 내 안에서 한쪽에선 더 찍고 싶대고, 다른 쪽에선 그만하자고 하고. 머리가 아팠죠."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영화 개봉을 앞둔 2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작품. 독일 베를린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약 두 달 동안 현지 촬영이 진행됐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대결을 펼치며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영화 개봉을 앞둔 2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작품. 독일 베를린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약 두 달 동안 현지 촬영이 진행됐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대결을 펼치며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공포탄 한 발 가격은 1불. 총격신을 한 번 찍으면 순식간에 몇백 불이 쓰인다.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면 재촬영을 하게 되는데, 비용과 완성도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는 설명. 특히 해외 촬영에서는 조금만 삐끗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제작비가 늘기에 한 순간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여러모로 긴장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돈으로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하는데 하는 책임감의 무게가 무거웠죠. 이 영화 하면서 처음으로 촬영 기간 영화 한 편도 안 보고 책도 한 권을 안 읽었어요."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영화 개봉을 앞둔 2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작품. 독일 베를린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약 두 달 동안 현지 촬영이 진행됐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대결을 펼치며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액션 부담, 솔직히 있다

류승완의 이름 앞에는 '액션 1인자'란 칭호가 붙는다. 그러나 그는 "영화보다 내 이름이 앞서나가는 게 별로 안 좋다"고 말한다. "가장 두려워하는 게 관객의 선입견과 기대치에요. 기대치에 맞추기란 진짜 힘들어요. 거기에 '류승완은 이런 영화를 만들 거야'가 되면…. 스스로 변화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 데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은데, 부담이죠. 내가 좀 더 다양하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려면 조금 내 얼굴과 이름을 사람들이 이제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사실 액션이란 장르는 다루기 어렵다. 얼핏 싸움 장면이 들어가고, 총 몇 번 쏘고, 레이싱 좀 하면 완성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류승완처럼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가 다른 세상에서 다른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준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번에도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유리돔 탈출 와이어신을 연출해내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으니 창작의 고통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뼈를 깎는 고통과 부담감 속에서 차라리 액션을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을까? "딱히 액션을 꼭 해야겠다, 놓고 가야겠다 이런 생각은 별로 없어요. 어떤 액션을 찍고 싶다는 게 영화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지금은 매력적인 인물과 인물간의 관계, 거기에서 발생하는 사건 같은 것들이 가장 자극이 돼요."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영화 개봉을 앞둔 2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작품. 독일 베를린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약 두 달 동안 현지 촬영이 진행됐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대결을 펼치며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전지현, 확신 들었다.

'베를린' 역시 캐릭터에서 시작된 얘기다.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출발해 배경을 북한으로 놓고 한 여자(련정희, 전지현)를 차지하기 위해 누명을 쓴 남자(표종성, 하정우)와 누명을 씌우는 남자(동명수, 류승범)란 캐릭터를 생각해냈다. 여기에 스파이 장르가 맞물리면서 남북 첩보 액션으로 결정됐다. 베를린을 배경으로 외국어 대사 비중도 높기에 이질감을 줄이고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캐릭터를 창조한 게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다. 도식적으로 영화 구조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사실 처음 생각한 캐릭터는 동명수에요. '주먹이 운다'를 하면서 류승범이란 배우가 악한 연기를 할 때 뿜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 한 번 봤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악당으로 나오면 진짜 무시무시한 캐릭터를 하나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사실 전지현의 출연은 조금은 의외란 반응도 많았다. "사실 초반에 국제 정세도 나오고 복잡해요. 가급적이면 스타들이 나와줘야 친절하게 끌고갈 수 있겠더라고요. 여배우들 이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지현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전지현은 일종의 아이콘이잖아요. 경쾌하고 통통튀고 화려하고. 약간 불안했죠. 그런데 연기 습관이 없어 북한어도 제일 빨리 배우고 내가 요구하는 음색, 톤, 정서가 막 잡히는거에요. 여배우로서 까탈부릴 법도 한데 그런것도 없었고요. 결과적으로 되게 좋았고 확신이 들었죠."

그렇다면 흥행 예감은 어떨까? "동원 관객수 이런 거에 감이 없어요. 어릴 때부터 원래 산수에 약해서…. 그런데 그냥 손익분기점은 넘기고 다음 영화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어요."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은 어떨까? "관심있고 하고 싶고 할 수 있는걸 할 거에요. 사실 예산을 생각하면 스스로 되게 위험해질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빠질 듯 해요. 그렇게 (예산으로) 출발해서 잘못된 영화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안하면 안했지 그러진 않으려고요. 본질적으로 '이런 인물, 이런 얘기 하고 싶어'. 여기서 출발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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