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짐' 턴 정혜영 "너무 착하게만 보는 것 같아요"

입력 2013. 1. 23. 18:50 수정 2013. 1. 23. 18: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이언혁,이정민 기자]

영화 < 박수건달 > 에서 사리분별이 확실하고 위풍당당한 여의사 미숙 역의 배우 정혜영이 16일 오후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에 앞서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웃음을 머금은 눈망울 때문일까. 배우 정혜영을 두고 '한없이 너그러울 것 같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네 아이의 엄마이자 20년째 연예계에 몸담은 '내공'을 따져본다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 박수건달 > 을 통해 처음으로 영화에 도전한 정혜영은 16일 < 오마이스타 > 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순간을 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 < 박수건달 > 이 나를 기다렸나 보다"고 환하게 웃었다. 꾸준히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도 읽었지만 자신과 딱 맞는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첫 영화에 대한 환상은 없었어요. '이 영화를 하면 내가 잘 될 거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고요. 시나리오를 받고 재밌게 읽으면서 '영상으로 만들어졌을 때, 관객도 나처럼 공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역할 때문에 촬영장에서도 웃거나 장난칠 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짐이 컸죠."

중환자실서 눈물 쏙..."아쉬웠던 건 말이죠"

ⓒ 이정민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라면 기본적으로 '웃을 준비'는 되어 있다. 하지만 < 박수건달 > 에서 정혜영이 맡은 의사 미숙은 관객을 울리는 역할. 관객들은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딸 수민(윤송이)을 보살피다 끝내 떠나보내는 장면에서 끝내 눈시울을 붉힌다.

감동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인 탓에 정혜영의 마음고생도 유독 심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며칠 동안 그 감정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정혜영은 "영화를 보고 각자 느끼는 메시지가 있겠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며 내가 느꼈던 여운을 관객에게도 전하고 싶었다"면서 "단순히 재밌게 웃고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고 털어놨다.

ⓒ 이정민

"우는 신을 촬영할 때 유독 힘들었어요. 영화에서는 한 장면이지만, 그 신을 위해 배우들은 풀샷, 클로즈업샷 할 것 없이 똑같은 감정 연기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거든요. 계속 (감정을) 소모하는 거죠. 박신양 선배님의 클로즈업을 제일 먼저 찍고, 송이(수민 역) 것을 찍고 나중에 제 것을 찍어야 하는데 사실 좀 속상했어요. 가장 처음에 하는 연기가 진짜고 제일 쏟아 부으니까요.

물론 감정을 조절해서 뽑아내는 것이 배우의 몫이지만 저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다만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보고 편집하셨으니까 모든 사람이 같이 하는 작업인 걸 고려하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죠.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요.(웃음) 스스로 '정말 잘했어'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비슷한 이미지에서의 탈피, 앞으로도 계속될 것"

ⓒ 이정민

정혜영은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여러 가지 변화를 겪으면서 일도 꾸준히 함께해 왔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 같아 끊임없이 배운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 박수건달 > 에 출연하며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미지의 변화로 이어졌다.

"똑같은 이미지는 아닌데 거의 비슷했죠. (웃음) 다만 < 박수건달 > 에서는 완전히 달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이미지에 국한되어서 그 역할만 하고 싶진 않아요. 어떤 작품에서도 '정혜영'이 안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 결혼 전에는 역할에 대한 갈등도 심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가정이 있고 사랑하는 아이, 남편이 있으니까 아기 엄마도 할 수 있고요. 그런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 이정민

"대중이 나를 너무 착한 이미지로만 본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다양한 이미지를 위해서는 열심히 작품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싱긋 미소 지은 정혜영.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며 값지게 살고 싶다"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원론적인 질문 하나를 던졌다.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나요?"

"악인은 아니에요.(웃음) (강단있는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맞아요. 지치지 않고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편이에요. 아플 때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꼿꼿하게 서 있는 스타일이랄까. 여행가면 새벽부터 돌아다니고, 평소엔 엘리베이터도 안 타고 걸어 다녀요. 주위에서 '무슨 보약 먹어? 비타민 먹어?' 묻는데 먹어본 적도 없고 건강검진도 받아본 적 없어요. 감기도 안 걸리는 편인걸요."

오마이뉴스 아이폰 앱 출시! 지금 다운받으세요.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