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배우님들, 어쩌다 연기력 논란에..

입력 2012. 12. 8. 09:03 수정 2012. 12. 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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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경력 23년차의 베테랑 배우 김혜선이 때 아닌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탄탄한 내공을 쌓아오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하나로 '대세'로 떠오른 이희준 역시 순식간에 '민폐 연기력' 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연일 수난을 겪고 있다.

김혜선은 현재 MBC 월화드라마 '마의'에서 현종(한상진)의 어머니 인선왕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어색한 사극 톤이 도마에 올랐다. 극 중 현종이 원인불명의 병으로 갑자기 쓰러진 상황. 이에 인선왕후는 내의원 제조 이명환(손창민)에게 치료를 일임하겠다고 명령을 내린 뒤 "내 결단코 자네를 살려주지 않을게야. 수의를 옥사에 가두라"고 호통을 쳤다.

권위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왕후의 모습이 담겨야 하는 이 장면에서 김혜선은 어색한 톤으로 소리만 질러 시청자의 혹평을 받았다. 오히려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몰입도를 방해했다는 지적이다.

시청자들은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 "활기 없는 대사 처리에 끝만 올리는 어색한 톤", "사극엔 정말 안 어울려요", "이런 연기, 당혹스럽다", "그동안 제가 알던 김혜선씨가 아니네요", "드라마 몰입에 방해가 되네요, 변화가 필요할 듯" 등 반응을 쏟아냈다.

김혜선 측은 이와 관련해 "그 동안 사극 속에서 착한 역할만 하다 위엄 있는 왕후 역할을 처음 맡게 돼 아직 적응 중"이라며 "앞으로 실수 없도록 주의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재 KBS2 수목극 '전우치'에 출연중인 이희준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이희준은 극 중 전우치(차태현)를 배신하고 그의 연인 홍무연(유이)을 빼앗은 악역 강림 역할로 분하고 있다.

전작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보여준 털털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변신이라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컸다. 작품 하나로 스타덤에 오른 이희준이지만 사실 이전부터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깊은 연기 내공을 쌓아온 그. 연극 무대는 물론 단막극, 영화에도 출연하며 마니아 팬을 갖고 있을 정도의 저력을 지닌 배우다.

하지만 첫 사극 도전작인 '전우치' 1회 방송 때부터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앙숙관계인 전우치(차태현)과의 대화, 무술대결신, 애정신 등 다양한 장면들이 그려졌지만 매번 사극 톤과 표정, 몸짓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열하고 사악해진 강림의 악역 캐릭터가 부각될수록 극의 긴장감을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그려내는 이희준의 연기는 다소 힘이 부족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동 시간대 1위로 산뜻한 첫 출발을 보인 '전우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급기야 선두를 뺏기자 이에 대한 질타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그에게 향하기도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이 역시 부족한 연기력을 지적받았지만 워낙 경력이 짧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눈치다.

시청자들은 관련게시판을 통해 "이희준씨 사극연기 너무 어색해요" "강림은 카리스마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말투도 엉성하고 자신감도 없어 보인다" "사극톤 들을수록 오글, 아직 무리인 것 같다", "현대극 말투 때문에 혼자 겉도는 느낌" "발성이나 연기가 부족하다. 몰입이 안 된다"등 의견들을 전했다.

사실 연기력을 평하기엔 다수의 기준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이 있고, 캐릭터를 해석하는 시선과 이해 역시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잣대를 적용하기엔 부적절한 면이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극 안에서 표현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시청자가 받아들이고 몰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건 절대적이다.

물론 이 같은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 스크린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맡은 배우 조여정은 '해운대의 연인들'로 야심차게 브라운관에 복귀했지만 어색한 부산 사투리로 방영 내내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연기파 배우' 문소리의 경우는 더욱 충격적이다. 영화계 각종 상을 휩쓴 그가 이상하게도 드라마에만 가면 연기력 논란에 곤욕을 치루는 것. 앞서 '태왕사신기'에 이어 주말극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도 문소리는 어색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매몰찬 지적을 받아야 했다.

영화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거머쥘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배우인 그는 '바람난 가족'이나 '여교수의 은밀한 유혹'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역시 문소리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러나 드라마로 옮겨오면 사정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 '태왕사신기'에서는 미스캐스팅 논란까지 일었고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는 혼자 연기가 겉돈다는 혹평을 받았다.

영화와 TV의 연기 스타일이 다르기도 할뿐더러, 평소 가지고 있던 습관이 유독 어떤 장르에서는 도드라지게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또 드라마 속 캐릭터가 다소 완벽하게 적응, 소화할 시간이 적고 스스로 창조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같은 드라마의 영역이라도 장르적인 특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노릇.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연기력 논란은 결국 배우 스스로가 풀어 가야 할 숙제다. 한 편의 드라마가 시작되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시청자들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때아닌 연기력 논란으로 고전 중인 배우들이 앞으로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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